임태희 실장, 최중경 수석..'不調和속의 和音'

학연 관료의 연으로 맺어진 30년 넘는 절친한 관계
"청와대 정책라인, 실질적 사령탑으로 정책 주도" 예상
"임 내정자도 국제금융 잔뼈..환율정책 마찰 가능성도"
  • 등록 2010-07-08 오후 4:15:48

    수정 2010-07-08 오후 5:00:32

[이데일리 송길호 기자] 임태희 고용노동부장관(사진 위)이 대통령실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8일 오후, 임 내정자와 최중경 경제수석(사진 아래)과의 관계를 잘 아는 한 경제관료는 "(둘 사이의 관계는) 환상의 조합"이라고 했다.

경제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정부의 역할론에 대해선 임 내정자와 최 수석이 철학과 입장이 상이하지만, 학연과 관료의 연으로 30년 넘게 맺어진 둘의 관계는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친밀하다는 얘기였다.

이 때문에 관가 일각에선 '임태희-최중경' 체제로 거듭난 청와대 정책라인이 실질적인 경제사령탑으로 부상하면서 경제정책 전반을 주도할 것이란 관측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특히 임 내정자는 정무적 역할 뿐 아니라 여당 정책위의장, 고용노동부 장관 등 풍부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정책분야도 꼼꼼히 챙길 가능성이 높아 임-최 라인이 주도하는 청와대 정책라인의 힘은 더욱 막강해질 것이라는 게 관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임 내정자와 최 수석은 서울대 경영학과 동문이다. 75학번인 최 수석이 76학번인 임 내정자의 1년 선배다. 최 수석은 행시 22회, 임 내정자는 24회로 관료생활도 최 수석이 먼저 시작했다.

둘은 재무부 관세국에서 함께 사무관 시절을 보낸 적이 있지만 연배차가 크지 않아 직속 상하관계로 맺어진 적은 없다고 한다. 관세국을 떠난 후 임 내정자는 국제금융국, 최 수석은 이재국에 각각 둥지를 틀며 '국제'와 '국내' 금융파트에서 재무관료로서의 전문성을 쌓았다.

이 같은 이력 때문에 비록 최 수석이 대학과 관료생활 모두 선배지만 후배인 임 수석을 보필하는데는 감정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게 관가의 분석이다.

물론 한꺼풀 벗겨보면 둘 사이엔 미묘한 긴장감도 흐른다. 정부의 역할에 대한 둘의 시각차가 극명하기 때문이다.

임 내정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시장주의자다. 대통령실장으로 내정된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정부 주도의 경제정책 시대는 지나갔다. 정부가 민간 부분의 발목만 잡지 않으면 민간이 더 잘 할 수 있다"며 특유의 성향을 드러낸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반면 최 수석은 여전히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을 중시한다.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시절과 기획재정부 차관시절, 공격적인 환율정책으로 파장을 일으키며 시장과 정면으로 맞섰던 그의 전력은 이같은 그의 신념과 무관치 않다.

이 때문에 둘 사이 긴장의 접점은 환율문제에서 드러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임 내정자는 관료시절 국제금융국에서 잔뼈가 굵었다는 점에서 환율문제에 대해서도 뚜렷한 소신이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임 내정자는 환율문제 역시 기존 포지션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합리적 점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면서 "환율문제에 대해 주관이 뚜렷한 최 수석과는 다소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둘 사이의 관계는 '부조화(不調化)속의 화음(和音)'을 통해 청와대 정책라인의 힘을 배가시킬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시장주의자로서 임 내정자의 온건 합리적 성향과, 정부 주도의 역할을 강조하는 최 수석의 강성 이미지가 내부적으로는 다소 부조화를 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30년 넘는 둘 사이의 친밀한 관계는 정책적 이견을 뛰어 넘어 청와대 비서실을 명실공히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로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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