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워치)미셸 위의 성공적 IPO

  • 등록 2005-10-06 오후 4:55:44

    수정 2005-10-06 오후 5:21:35

[이데일리 조용만기자] "저런 딸 하나 있었으면…"

`골프 천재` 미셸 위(위성미)가 일년에 400억원 가량을 벌어들일 거라는 소식이다. 그만한 또래의 딸을 둔 소시민들이 부와 명성을 한꺼번에 거머쥔 천재 소녀를 바라보는 부러움은 짐작되고도 남는다.

위성미가 5일 전격적으로 프로전환을 발표하면서 한국뿐 아니라 온 세계가 떠들썩하다. 글을 쓰면서 구글 인터넷 검색을 뒤적여보니 `Michelle Wie` 프로전향 기사만 466건이다. 통신은 급보를 타전했고, 알만한 신문·방송치고 기사를 다루지 않은 곳이 없다. 법적으로는 미국인이지만, 국적을 떠나 10대의 한국 소녀가 전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는 건 뿌듯한 일이다.

외신들은 그녀가 얼마나 늘씬하고, 예쁘고, 실력이 있는지에서부터 얼마나 벌어들일지, 시장과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하느라 분주하다. 세계적 스포츠 스타의 마케팅 능력은 이미 입증돼 있다. 세계적 스포츠 용품업체 나이키와 일본의 가전메이커 소니가 발빠르게 스폰서로 뛰어들었다.

나이키는 위성미와 4년간, 연 500만달러의 스폰서 계약을 체결키로 했고 소니도 브랜드 홍보를 위해 유사한 수준의 금액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전향 첫 해 스폰서로 벌어들일 몸값이 1000만달러. 여기에 광고 모델료와 유명대회 초청료 등을 합치면 연간 수입은 3000만~4000만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300억~400억원이면 웬만한 벤처기업은 저리 가라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경상비용이나 연구개발 투자 부담은 거의 없다. 매출 대부분을 순이익으로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 기준으로 위성미의 IPO(기업공개)는 성공적이다. 성공을 넘어, 탄탄한 실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음으로써 사실상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상장후에도 한동안 주가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성(性)과 나이, 인종적 측면 등 스포츠 스타로서의 상품성을 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도 그만큼 크다는 분석이다. 발빠르게 스폰서 계약을 맺은 나이키도 실적 못잖게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위성미의 성공 예감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전례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우즈는 10년전 20세의 나이로 프로에 뛰어들면서 나이키로부터 4000만달러를 받았다. 우즈는 스폰서에게 몸값 이상의 효과를 안겨줬고, 골프시장 자체도 바꿔놨다.

과거 전세계 골프 시장은 중년의 백인 남성들에 의해 주도됐지만 우즈가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면서 골프의 저변(특히 민족적 측면에서의 저변)이 크게 확대됐다. 우즈의 아버지는 인디언·중국인·흑인의 혼혈이고, 어머니는 태국인·중국인·네덜란드인의 혼혈이다. 군인 출신인 아버지는 우즈를 미국에서 나고 자란 최초의 흑인 골프선수로 만들기 위해 생후 11개월때부터 골프채를 쥐어줬다.

위성미는 한국계 미국인(Korean-American)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와이에서 성장한 미셸 위가 전형적인 미국 10대 분위기를 갖고 있으며, 다른 아시아 여성 골퍼들과 달리 위성미의 이같은 민족적 기반이 마케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183cm의 늘씬한 키에 미스코리아 출신 어머니를 둔 재원으로, 미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 위성미의 마케팅 파워가 먹혀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위성미가 학교에서 일어와 중국어를 2~3년간 공부해 애로사항이 될 수 있는 언어적 장벽도 이미 극복했다.

스포츠 업계뿐 아니라 패션·보석, 음료, 게임 등 다양한 업체들이 위성미에게 눈독을 들이는 이유도 상품성 때문이다. 멋진 귀걸이를 하고 호쾌한 샷을 날리거나, 청바지 차림에 코카콜라를 마시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면 업체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충분히 설명된다.

IPO 대박에 이어 앞으로 투자하겠다는 큰 손들이 줄을 늘어선 형국이다. 탄탄대로다. 하지만 프로는 곧 돈이고, 돈의 세계는 냉정하다. 아직 16세에 불과한 위성미는 세계인과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면서 돈과 돈이 오가는 시장의 중심에 들어섰다.

2000년초 인터넷 버블 시절. IPO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도 어느새 기억에서 사라져 버린 기업들이 적지 않다. 촉망받던 스포츠 스타들도 마찬가지다. 초기의 대박에 취해 변화하는 여건에 적응하지 못하고, 새로운 서비스 개발과 경쟁력 제고를 소홀히 한 탓이다.

그녀가 위성미든, 미셸 위든 그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경쟁과 수급논리가 지배하는 시장의 중심부에서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감으로써 당사자는 물론 시장과 시장참가자들이 서로 윈윈(win-win)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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