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기업어음시장 해빙무드

금리 하락, 발행 물량도 점차 늘어..신용리스크 우려는 여전
  • 등록 2004-02-12 오후 1:58:57

    수정 2004-02-12 오후 1:58:57

[edaily 양미영기자] 겨우내 꽁꽁 얼어붙었던 기업어음(CP) 시장과 회사채 시장이 서서히 해빙 무드를 타고 있다. 회사채는 이달들어 발행과 유통시장이 모두 활기를 찾고 있고, CP시장도 풍부한 시중유동성을 바탕으로 따뜻한 기운을 받고 있다. CP시장의 경우 공기업이 발행한 CP를 필두로 인기가 상승하고 있으며 LG카드 사태 여파로 철저히 외면을 받았던 자산담보부CP(ABCP)쪽에도 수요가 늘고 있다. 회사채의 경우에도 BBB급의 다소 신용도가 낮은 채권에서 금리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 여전히 신용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지만 시장에서는 소외됐던 회사채와 CP의 부활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CD따라 CP금리도 하락..공사 CP·우량 ABCP 주목 지난해 말 4.50%에 육박했던 CP금리는 지난 11일 종가기준으로 4.30%선까지 하락했다. 올해 초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하락을 시작할 때도 꿈쩍도 않던 금리가 최근 들어 많이 내렸다. 한때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단기 금리가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무엇보다 풍부한 단기 유동성의 힘이 크다. 1월 들어 채권만기가 집중되고, 투신권의 MMF 자금 유입이 증가하면서 단기물 수요가 늘어났고, 지표 금리마저 박스권에 갇히자 보유목적의 매수세가 일제히 단기채를 향한 것. 통안채 단기물을 시작으로 은행채에도 매기가 몰렸고, CD와 CP 수요도 늘고 있지만 CP의 경우 대부분의 기업들의 내부유보 자금 등으로 CP발행을 하지 않으면서 우량 CD와 CP쪽은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다. 결국 CP금리도 예전의 금리 수준을 향해 하락 질주하고 있다. 나이스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 해 말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던 증권사들의 CP 할인잔고는 지난 9일기준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2조6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자료:나이스채권평가) 아직은 공사 등 우량 CP나 우량 ABCP 쪽으로만 단기매수세가 집중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점차 개선 기미를 보일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발행시장도 공사 CP를 중심으로 발행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나이스채권평가 방혁준 연구원은 "최근 단기물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공사관련이나 우량 CP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최근 가스공사 3개월물이 4%에 거래됐고, LG그룹 A1급 CP 3개월물 역시 4.50%선까지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CD금리가 강해지면서 공사 쪽 CP에 이어 카드매출채권 ABS를 기초자산으로 한 CP를 제외한 나머지 ABCP를 중심으로 금리가 내려오고 있다"며 "도로공사 ABCP의 경우 4.10%선까지 하락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의 CP 중개인도 "최근 기업 자금 차입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미 보유하고있던 CP 만기가 돌아오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며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보유자금으로 조달하면서 CP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보유를 위해서 금리가 높은 쪽을 찾다보니 최근에는 등급이 낮더라고 금리가 높으면 CP를 받으려고 하고 있다"며 "소화가 잘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금리가 급격히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도 활기..BBB급도 선호·발행 물량도 증가 회사채 시장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1월까지 거래가 부진했던 회사채 시장에서는 거래가 점차 늘고 있고, BBB급의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양상이다. 발행시장 역시 이번주 발행 물량이 올들어 주간단위로는 가장 큰 규모다. 한 증권사 브로커는 "최근 절대금리 수요 증가로 BBB급 사자세가 좀 많은 편"이라며 "현대건설 여천NCC 두산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의 종목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A급 회사채의 경우 발행물이 없어 거래가 거의 안되고 있고 여전히 몇몇 종목은 거품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증권 전용기 연구원도 "1월까지 거래가 거의 없다가 2월들어 우량회사를 중심으로 거래가 많이 되고 있고, 비우량채도 거래가 늘어나는 모습"이라며 "유통물량이 급격히 줄면서 지표금리와의 금리차이는 늘어났지만 일부 ABS 물량의 경우 카드사 관련 신규물량이 없어지면서 선취매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주 회사채 발행 계획 물량이 주간 단위로는 올해들어 최대"라며 "한화건설과 두산 코오롱 등 BBB급 수준이 많다"고 말했다. ◇해빙무드 지속 기대..발행은 대부분 차환용 CP와 회사채 시장의 개선은 지속될 수 있을까. 일단 지난해 말의 비관적 전망에 비한다면 희망적이다. 그러나 발행물량이 근본적으로 워낙 적은 만큼 공급 부족에 의한 금리 정상화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회사채의 경우 지표금리와의 금리차이를 쉽게 좁히지 못하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방혁준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단기물 강세는 2월말까지 지속될 수 있어 보이며 3월 들어 분기말 요소로 여건이 다소 바뀔 수는 있지만 CP 수량 증가와 금리 하락은 긍정적"이라며 "아직 일반 기업은 미진하지만 공사를 중심으로 CP발행이 지속되고 있어 우량등급 CP금리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용기 연구원은 "회사채 발행 수요가 늘고 있지만 신규라기 보다는 차환발행 물량이 많아 시설투자와는 큰 관련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까지는 기업들이 내부유보 자금으로 투자를 하고 있어 자금이 부족한 기업을 중심으로 차환 수요가 더 많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회사채 물량이 워낙 없다보니 유통시장에서 금리차이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ABS 쪽이나 회사채 모두 리스크 인식이 완화되면서 서서히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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