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단독주택, 타운하우스 `뜬다`

  • 등록 2005-11-29 오후 4:18:55

    수정 2005-11-29 오후 4:18:55

[조선일보 제공] “마치 외국에 온 느낌이네요. 이거, 단독주택 맞아요?”

최근 경기 파주 교하읍 ‘북시티’에 분양 중인 ‘헤르만하우스’를 찾았던 김병국(45)씨는 깜짝 놀랐다. 이 단지는 국내에 사실상 처음 선보인 ‘타운하우스(town house)’. 그동안 보았던 단독주택과는 전혀 달랐다. 은빛 지붕을 가진 똑같은 모양의 2층짜리 단독주택 137가구가 벽과 벽이 붙은 채 줄지어 서 있었다. 언뜻 보면 빌라나 연립주택처럼 보였다. 시행사인 JBS 정병수 이사는 “각 동(棟)은 외벽과 지붕만 공유할 뿐 별개의 주택”이라며 “10평 안팎의 정원과 주차장이 따로 있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일반 단독주택을 모아 놓은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러나 이 단지에는 헬스장, 미팅룸 등을 갖춘 50평 규모의 커뮤니티센터가 있다. 또 단지 중앙에는 실개천, 연못, 놀이터 등 공원을 만들어 주민들이 함께 쓰도록 했다. 정 이사는 “단지 안에 23대의 보안카메라가 있고, 주차관제시스템과 보안시스템도 완벽하게 갖췄다”면서 “아파트를 닮은 단독주택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미국·유럽 등 서구(西歐)에서 보편화된 주택 단지인 타운하우스가 국내에도 본격 상륙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타운하우스는 아파트나 단독주택처럼 건축 형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단독주택이나 2~3층짜리 다세대주택이 하나의 출입구를 공유하면서 20~30채씩 묶여 있는 주거 형태를 뜻한다. 모닝브릿지AMC 이광훈 대표는 “외국에서는 ‘컬더색(cul de sac)’이란 원형 광장을 중심으로 주택이 포도송이처럼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독립적이지만 입주민이 한가족처럼 사는 마을 개념”이라고 말했다.

타운하우스는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결합시킨 ‘퓨전(fusion)’ 스타일의 주택이다. 우선, 단독주택의 장점인 프라이버시(사생활) 침해나 가구 간 소음 문제가 없다. 개별 정원과 주차공간이 충분하고, 가구 내부는 자신의 입맛에 맞게 꾸밀 수 있다. 여기에 아파트의 장점인 보안·환금·편의성이 가미된다. 일반적으로 공동 경비 시스템과 중앙광장, 공원,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선다.

국내 타운하우스의 효시는 서울 구로구 항동의 ‘그린빌라’. 33~65평형 137가구로 지난 1983년 박동선씨 소유의 목장 부지 2만여 평에 지어졌다. 외부에선 2층으로 보이지만, 내부는 4층으로 돼 있고, 가구끼리 벽을 공유하고 있다. 이 단지는 골프장연습장, 농장, 수영장, 테니스장 등 각종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한때 최고급 주택의 대명사로 꼽혀 유명 연예인과 정치인이 많이 살았다. 현대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대지 지분만 94~183평에 달해 요즘엔 강남 투자자들이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분당 조이빌리지와 조이테라스빌, 분당동 하나빌라, 경기 양평의 분지울마을 등도 타운하우스 개념이 적용된 단지다. 영조주택이 용인 죽전지구에 짓고 있는 ‘웰리드’도 있다. 95평형 75가구로 구성됐고, 단지 안에 피트니스센터를 넣고 의료·세탁·청소 등 각종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타운하우스는 앞으로 택지개발지구에서 대거 선보일 전망이다. 용인 동백지구에는 내년 10월쯤 55~75평형 44가구를 시작으로 총 15개 블록에서 타운하우스가 공급된다. 화성 동탄지구에도 약 1000가구, 성남 판교 신도시에도 800여 가구가 예정돼 있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파주 운정 등 2기 신도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 등에 많이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투자 가치는 어떨까. 아직까지 분양가는 다소 비싸다. 평당 1000만~2000만원대에 달한다. 대부분 50평형대 이상이고, 내부 마감재도 최상급을 쓰기 때문이다. 다만, 아파트와 같은 평형이라면 대지 지분이 최소 2~3배 이상 많다. 모닝브릿지AMC 이광훈 대표는 “일반 단독주택과 달리 타운하우스는 단지 규모가 크고 표준화돼 환금성이 나쁘지 않다”면서 “4~5년 후 아파트 공급이 한계에 달하면 가치가 새롭게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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