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K워치)경제전망 `낙관에서 우려로`

멀어진 본격회복..설비투자가 배신했다
추경편성에 회의적..기업 투자회복이 관건
  • 등록 2004-05-21 오후 3:59:29

    수정 2004-05-21 오후 3:59:29

[edaily 강종구기자] 한국경제호 순항하고 있는가? 불과 한달 전만해도 본격 회복을 바라보던 분위기는 간데 없고 우려와 비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긴축정책,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 국제유가의 고공행진 등 메가톤급 외부 쇼크에 경제 나침반은 방향을 잃었다. 수출과 내수가 완전히 거꾸로 가는 따로국밥 경제는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없다. 21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한국은행에서 발표됐다. 전년 동기대비 5.3%로 5분기래 최대폭 증가. 그러나 분위기는 밝지 않았다. ◇ 성장률 예상치 상회..그러나 기쁘지 않다 한은이 예상했던 수치는 5.0~5.1% 내외. 기대보다 높은 성장세였다. 전날 edaily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나온 평균 전망치 4.9%에 비하면 "서프라이즈"라고 해도 될 수준이다. 그러나 당연히 나와야 할 "경제가 정말 회복되고 있다"는 한은의 발언은 어느 곳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 4월초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박승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을 갖고 "2분기부터는 경제가 본격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출과 내수에 대해 모두 낙관하고 있었다. 수출은 생각보다 훨씬 잘 되고 있고 한은 조사국에서 분석한 결과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최소한 연말까지 이어지는 추세적인 것이라 했다. 소비는 부진하지만 2분기부터는 살아날 것이며 설비투자는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될 것이라 전망했다. 한은은 분명 올해 하반기 수출-내수의 `쌍끌이 회복`을 점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비관론이 팽배하다. 지난달 잠시 들떴던 것을 후회하는 눈치다. 이주열 조사국장은 "2분기부터는 지표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아직 견지하고 있다"며 "2분기는 1분기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아진다는 것이 곧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국장은 "4월 지표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다른 관련 데이타를 보면 썩 좋지 않다는 것은 알 수 있다"며 "2분기 역시 좋지는 않다고 해도 소비와 투자는 조금 플러스로 돌아선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국장의 말은 신중에 신중을 더 해 간다. "2분기에 좋게 나온다고 해도 지난해 2분기가 워낙 나빠서 정말 좋아진 거냐 반사효과냐 하는 문제가 있는데 일단 감소세에서는 벗어나지 않느냐는 신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혹시라도 회복이라는 해석이라도 할까 한번 더 확인한다. "회복이라는 말을 쓰기는 그렇다. 그러나 감소세는 멈추지 않겠느냐.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 멀어진 본격회복..설비투자가 배신했다 본격 회복에 대한 기대는 상당부분 퇴색됐다. 나라밖 사정을 보아도, 집안 살림형편을 보아도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게 한다. 변기석 경제통계국장은 "고유가문제, 중국긴축, 미국의 조기금리인상 가능성 등 외부 악재에 대해 우리경제가 느끼는 문제의 심각성이 다른 나라보다 크다"며 "당초 예상보다 본격회복시점이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유가는 상당히 큰 문제"라며 "지속되면 우리 경제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걱정했다. 한은이 가장 실망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설비투자. 소비는 어차피 별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설비투자까지 배신을 할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설비투자는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0.3% 감소했다. 벌써 4분기째 마이너스. 전분기보다는 1.5% 증가하기는 했지만 증가율은 앞선 분기의 4.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변 국장은 "기계류 투자가 5.5% 증가했지만 운송장비용투자가 큰 폭 감소했다"며 "고정투자가 증가했지만 그것 자체가 완전한 경기회복을 나타내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안타까운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투자가 될듯 될듯 하면서 되지 않고 번번이 무산된다는게 4월 전망때와 달라진 점이다. 소비는 잘된다고 보지 않았지만 투자..이게 안살아난다. 곤혹스럽다"고 토로했다. ◇ 추경편성에 회의적..기업 투자회복이 관건 내수가 살아나야 경제가 "정말" 살아나는 것이란 견해를 한은은 갖고 있다. 그러나 딱히 할 수 있다는 게 더 곤란하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고 있어 콜금리를 내린다는 것은 말도 안되고 콜금리를 내린다고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추경예산 편성을 통한 내수진작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대부분 말을 아낀다. 그러나 회의적인 분위기다. 이 국장은 "추경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한다. 소용없다고 애기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어떤 용도로 짜느냐가 문제일 것이다"고 원칙론을 폈다. 그러나 한은의 다른 관계자는 "추경은 한다고 경제가 살아난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정을 집행할 곳도 별로 없고 현재 용도를 봐도 공공시설이나 교육시설 확충 등 당장 시급하거나 경제에 성장동력이 되는 쪽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대동소이한 말을 한다. "추경은 고사하고 재정을 조기집행 하려고 해도 실제로 돈을 쓸 데가 없다. 자금 용처 자체를 발견하기가 어렵다" 민간소비와 정부지출, 투자, 그리고 수출 중 어디에 매달려야 할까. 수출은 내버려둬도 된다고 할 정도로 잘 돼 걱정할 바 없다. 정부지출은 실효성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소비? 아직은 답이 아니다. 이 국장은 "소비 판단이 안 좋은 것이 사실이다. 3월까지 참 안좋았고 기대를 갖게 할만한 것도 별로 없다"며 "생각보다 조금 더 안좋았다"고 말했다. 관건은 투자다. 기업이 투자를 해야 일자리도 생기고 소득이 늘어나 소비도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국장은 "단초는 투자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은 투자회복을 낙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조사한 결과 올해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절반이 넘었다. 줄이겠다는 응답은 10%대였다. 그러나 기업들은 일단 1분기를 그냥 넘겼다. 이 국장은 "2분기에는 플러스로 되지 않느냐고 보는데 하도 지연되니까 어떻게 될 지.."라며 말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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