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인플레이션 경계령`

인플레 억제 유도했던 중국·인도, 임금 등 생산비용 상승
`공급 부족→생산비용 상승→인플레이션` 글로벌 경제 전이
인플레 억제 위해 금리인상 나설 경우 금융시장 충격 `불가피`
  • 등록 2007-06-07 오후 4:21:42

    수정 2007-06-07 오후 4:23:43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지난 수십년간 세계 경제는 즐거웠다. 중국과 인도, 동유럽의 값싼 노동력 덕택에 인플레이션 걱정 없이 경제 성장의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좋은 시절은 갔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경제의 공급 부족 현상으로 중국과 인도 뿐만 아니라 서방 선진국 노동자들의 임금마저 높아지고 있으며, 지대와 장비 등 전체적인 생산 비용이 올라가면서 글로벌 경제에 인플레이션 경계령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공급 부족→임금 등 생산비용 상승 `진행중`

중국에서 인도, 서방 선진국에 이르기까지 각국에서 이미 공급 부족에 따른 임금, 지대 등 생산 비용의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세계화와 함께 긴밀하게 돌아가고 있는 글로벌 경제 시스템 하에서 이같은 현상은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농가는 날뛰는 선박 대여료에 허리가 휠 지경이다. 지난해 1만7000달러였던 일일 선박 대여료는 최근 5만달러로 훌쩍 올랐다. 중국 내수의 붐으로 중국으로 실어날아야 하는 화물이 늘어나면서 선박 대여료가 뛴 것이다.

독일의 한 타이어 제조업체는 이번 달에만 타이어 가격이 5% 올랐다고 말한다. 아시아에서의 수요 증대로 인해 원재료인 고무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타이어 주문도 폭주하고 있어 납품 기한을 거의 맞추고 있는 실정이라는 하소연이다.

공급 부족은 임금 상승을 불러오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최저 임금을 평균 21% 올렸다. 최근 초봉을 10% 가량 올린 인도의 인포시스 테크놀러지는 심화되는 인력 경쟁 속에 추가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다.

서방 선진국에서도 임금 인상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미국이지만 실업률이 6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근로자들은 임금 인상 요구에 나섰다. 전일 금리 인상을 단행한 유럽중앙은행(ECB)의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건전한 경제 성장을 위해 임금 인상 요구를 자제해 달라"고 언급하며 근로자들을 달랬다.

각종 경제 지표들은 이미 이같은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 4월 유류를 제외한 미국 수입 가격은 전년동기비 2.9% 올랐다. 18개월래 최대 수준의 상승폭이다. 중국 수출 가격도 지난 3월까지 5.3% 상승했다.

◇시장 충격 "걱정되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글로벌 경제에 드리워진 인플레이션 그림자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5일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여전하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중국의 생산 비용 상승이 미국 수입가를 높이겠지만 상승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수요 초과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상승 위험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수년간 높은 경제 성장-낮은 인플레이션-낮은 금리에 익숙해진 글로벌 금융 시장이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다.

미국채 시장은 이미 인플레이션 시그널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 5일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5%에 바짝 다가섰다.

켄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장은 낮은 물가의 세계 경제에 익숙해져 있지만 이제 그 시절은 끝났을 지 모른다"고 말했다.

각국 중앙 정부들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수년래 최고 수준으로 인상할 경우 글로벌 주식, 채권 시장에 대한 영향은 충격적일 것이라고 WSJ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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