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표단, 잠실선착장 나들이.."민족의 힘 느낀다"

납북자가족 시위, 남양주촬영소 방문 전격취소
권단장 "서비스 보다 봉사하는 것이 억만금 봉급보다 좋은 것"
정장관 "현대 통큰 기업..정회장 결단 아이디어 뛰어난 분"
  • 등록 2005-06-22 오후 6:23:39

    수정 2005-06-22 오후 6:23:39

[edaily 정태선·정재웅기자/서울=공동취재단] ○...제15차 남북 장관급회담 이틀째인 22일 오후 남북 대표단은 한강 유람선을 타며 망중한을 즐겼다. 이날 오후 일정은 애초 남양주 종합촬영소를 참관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출발시간 1시간전에 전격적으로 바뀌었다. 도희윤 피랍탈북시민연대 사무국장과 납북자 가족들이 남양주 촬영소 앞에서 시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문장소가 변경된 것. 이 때문인지 굳은 표정으로 호텔을 나서는 권호웅 단장에게 "오전 회담 분위기 어떠했냐"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권 단장은 살짝 웃기만 하고 대답이 없었다. ○...이날 오후 3시35분께 잠실 선착장에 도착한 남북 대표단은 배가 선착장에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잠시 동안 담소를 나눴다. 북측 대표단의 갑작스런 유람선 관광을 통보받은 유람선 운영사 한리버랜드 조원옥 여객영업본부사장은 벌겋게 상기된 표정으로 "참관 1시간 10여분 전에 회담 관계자로부터 참관지로 변경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짧게 말했다. 이에 대해 권호웅 단장은 "큰 손님이 왔다고 생각하지 말라"며 "흠이 있어도 탓하지 않는다"고 다독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정 장관은 "이 배가 어디까지 가냐"고 물었고 조 사장은 "잠실 수중보에서 김포대교까지 운행하며 북쪽은 가지 않는다"고 답하자, 정 장관은 "북쪽으로도 가야지"라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또 조 사장이 "평일 하루 손님이 4000여명 정도 되고 주말이면 6000여명이 유람선을 이용한다"고 설명하자, 권호웅 북쪽 단장은 "하루 4000여명에게 봉사하면 많이 이윤이 나와야 하지 않느냐"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권 단장은 "회사가 국영이냐, 사영이냐"고 물은 뒤 "남쪽 말로 `서비스`를 잘 해 이윤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것이 억만금 봉급보다 좋은 것"이라고 말하기도 해 눈길을 모았다. ○...배가 선착장에 도착하는 동안 정동영 장관과 권호웅 단장은 환담을 나눴다. 정 장관인 "남쪽에서 세계적으로 1등을 하는게 5가지인데 조선 자동차 철강 반도체 정보통신"이라며 "특히 조선은 일본이 1등을 하던 것을 몇 년전부터 남쪽이 따라 잡아 5대양을 다니는 배 7척 가운데 1척은 남쪽에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 장관은 "권 단장도 민족의 우수성을 얘기했지만 충무공 이순신이 만든 거북선이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배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에 권 단장은 "조선 사업은 3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지리적 특성에 잘 맞는다"며 "남이 하든 북이 하든 민족의 힘, 민족의 자랑, 민족의 저력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권 단장은 배에 오르기 직전 문수영(50세)씨 등 나들이 나온 주부들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남북 대표단을 실은 유람선 아리랑호가 3시 45분께 잠실 선착장을 출발해 한남대교로 돌아오는 15㎞ 코스는 1시간 가량 운항됐다. 정 장관과 권 단장은 시종일관 귀엣말을 주고 받으며 얘기를 나눴다. 정 장관은 대동강변에 위치한 류경정주영체육관을 거론하면서 "현대는 참 통 큰 기업"이라며 "남쪽에서 조선업을 시작한 것이 정주영 명예회장이다. 정말 결단과 아이디어가 뛰어난 분"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에 대해 권 단장은 과거 현대사업에 관계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지난 89년에 정명예회장이 처음 고향을 방문했을 때만해도 대립이 심했던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남북대표단은 삼삼오오 나눠 앉아 음료수로 건배를 하거나 다과를 들며 얘기꽃을 피웠다. 북쪽 취재진은 유람선 2층에 올라가 서울 전경을 담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동강에 견줘 어떠냐고 묻는 취재진 질문에 북쪽 수행원은 "대동강과 강폭이나 생김이 비슷하다"면서 "한나라 한강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김성혜 김영애 등 북쪽 대표단에 취재진이 몰리자 김성혜는 "요새 남쪽에서 무슨 여성대회인가를 한다던데, 우리가 시기를 잘 맞춰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제야 웃는 민희진
  • 나락간 '트바로티' 김호중
  • 웃으며 시작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