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동통신, 가입자는 증가· 서비스는 엉망

  • 등록 2002-11-18 오후 5:28:12

    수정 2002-11-18 오후 5:28:12

[edaily 권소현기자] 미국 이동통신 업계가 가입자 증가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프라 확충이 가입자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해 사용자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가 18일 보도했다.

◇통화품질 불만 급증=미국의 이동통신 가입비율은 전체 가구의 56%로 95년도의 두배로 늘어났다. 그러나 지역별 기지국은 너무 적고 지역 주파수는 너무 밀집돼 있어 무선 네트워크는 과부하 상태다. 그러나 더 넒은 주파수 대역 확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같은 사용량 증가세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

게다가 이동통신 업체들이 디지털 포토나 인터넷 기반의 게임 등과 같은 기능을 선보이면서 기본 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해야 한다는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이동통신 업체들은 새로운 가입자를 수용하기 위한 투자를 단행하면서 재무위기에 봉착했으며 이동통신요금 인하로 가입자당 매출액도 줄어든 상태다. 이동통신 요금은 지난 95년 분당 평균 56센트였으나 올해 11센트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업체들의 가입자당 한달 매출액은 95년 74달러에서 61달러로 감소했다.

갈수록 서비스 품질은 더 악화되고 이를 향상시킬 수 있을만큼 투자할만한 여유는 없어 악순환을 겪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10통화를 걸면 적어도 3통은 성공하지 못해 다시 걸어야 할 정도로 통화품질은 좋지 않다.

이같은 서비스 불만으로 고객서비스센터에 최소한 한번 이상 전화를 건 이동통신 가입자는 200년 53%에서 지난해 61%로 늘었다고 J.D파워앤어소시에이츠는 밝혔다. 이는 유선전화나 케이블TV사업자, 증권사 등의 서비스센터보다 높은 수준이다.

고객서비스센터에 걸려오는 전화중 30% 가량이 통화가 끊기는 현상 및 송수신 불량에 관한 것으로 2000년 19%에서 증가했다. 이밖에 요금납부와 단말기 및 서비스에 관한 불만도 상당량을 차지했다.

J.D파워앤어소시에이츠의 컬 파슨스는 "이동통신업체들은 문제점을 안다"며 "이같은 불만은 새로운 서비스가 추가되면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통신업계 문제점은=미국 양대 이동통신업체인 AT&T와이어리스와 스프린트PCS는 매출전망에 대한 우려로 올들어 주가가 45%나 빠졌다. 벨의 지역전화 사업자의 자회사인 버라이즌와이어리스와 싱귤러와이어리스는 추가적인 주파수를 얻기위한 자금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단 통신업계는 무선 주파수 사용권을 갖고 있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기 위해 업체들이 납부한 160억달러의 보증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함에 따라 재무적으로 한숨을 돌린 상태지만 재무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또 다른 문제는 이동통신 송수신이 기술적으로 복잡하다는 점이다. 모든 가입자가 네트워크에 고정배선으로 연결돼 있는 유선전화와는 달리 무선시스템은 수천개의 안테나탑으로 구성된 네트워크와 이동통신 기지국에 달려있다. 따라서 전화가 한꺼번에 몰릴 때에는 송수신 및 통화품질에 있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여러 업체들이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기지국을 건설하고 송신기술을 개발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동통신 업체들은 제2차세계전쟁때 처음으로 개발된 무전통신네트워크와 비슷한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밖에 미국 이동통신 업체들도 유럽에서처럼 문자메세지나 디지털 사진 전송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추가적인 매출을 창출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젊은 세대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같은 서비스는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인수합병이 살길..걸림돌 산재=일각에서는 이동통신 산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사업자를 골라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6개의 업체를 3~4개로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프랭크 고버날리 애널리스트는 "이동통신업체간 인수합병만으로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상황의 심각함을 다소 줄일 수는 있다"고 말했다.

몇 개월동안 투자자들은 이동통신업체간 인수합병을 기다려왔지만 기술적인 장벽 때문에 아직 구체화된 경우는 없다. 유럽이나 아시아와는다르게 미국은 단일 이동통신 표준을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

버라이즌과 스프린트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을 채택하고 있으며 AT&T와이어리스와 싱귤러와이어리스, T-모바일(옛 보이스스트림)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보편화된 GSM을 채택하고 있다. 넥스텔은 자체 기술인 아이덴(Iden)을 사용하고 있다.

또 고객이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를 바꾸더라도 기존 번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하며 이동통신 업체들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FCC가 일정 사안에 대해서는 관할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동통신 산업은 비규제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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