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공개편지 "이기명 선생님께 죄스런 마음"

"부당한 의혹으로 형벌 받지 않기를"
-대통령 취임후 3번째 공개편지 통해
  • 등록 2003-06-05 오후 7:00:05

    수정 2003-06-05 오후 7:00:05

[edaily 김진석기자] "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부당한 의혹제기에 의해 사람들이 형벌을 받는 일이 없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5일 `이기명 선생님에게 올리는 글`이란 제목으로 취임후 세 번째로 띄운 공개편지의 한 귀절이다. 편지는 이메일이 아닌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노 대통령은 최근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기명 씨에 대한 이권개입 의혹에 대해 이 같은 심정을 표출했다. 노 대통령의 이날 공개편지는 모두 여섯 쪽으로 이 가운데 앞부분 두 쪽은 이기명 씨와의 첫 만남부터 이 씨가 후원회장을 맡게되는 과정, 그리고 이 씨와 그동안 나눴던 대화들을 담담하게 회고하는 형식을 띠고 있다. 나머지 4쪽 가량은 언론에 대한 섭섭함과 바람 등으로 채워져 있다. "저는 요즘 선생님을 생각하면 죄스런 마음을 추스를 수가 없습니다."로 시작되는 이날 공개편지에서 노 대통령은 "(이기명) 선생님께서 제가 대통령이 된 후, 갑자기 이권개입과 부동산투기 의심자로 매도되고 있다"면서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의혹제기와 관련 "이것이 우리가 꿈꾸던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이고, `진실이 진실로 전달되는 나라`입니까?"라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단순한 의혹 제기는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으니 중단할 것을 호소했지만 (언론의) 의혹제기는 그치지 않았다"면서 "이러한 의혹 제기의 대상은 선생님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언론에 대한 섭섭함 감정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하지만 선생님이 끝이라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 "왜냐하면 부당한 권력에 제가 굴복하는 일은 어떠한 경우에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고 언급, 언론에 대한 강한 원칙론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또 "법 이전에 상식이라는 것이 있다"면서 "과거에는 왕왕 대통령 주변의 인물이 범법행위를 해도 대통령 주변이기 때문에 처벌을 받지 않는 나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저의 주변 사람들은 단순한 의혹만으로도 언론에 실명이 거론되는 등 대통령 주변이라는 이유로 인권이 너무 쉽게 침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악랄한 범행을 저지르고 검찰에 체포된 사람도 피의자 신분일 때는 언론에 이름을 밝히지 않는 것, 그 것이 인권"이라면서 최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언론보도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저는 언론이 칭찬해 주고 싶도록 국정을 잘 수행하겠다.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언론문화를 위해 꼭 필요한, 건강한 긴장관계를 끝까지 유지하겠다"고 다짐하고 "다시 한 번 저로 인해 생긴 선생님의 피해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편지를 끝맺었다. 그리고 2003년 6월5일 새벽, 대한민국 새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썼다. 한편 이날 노 대통령의 공개편지는 지난 4월19일 `호시우행(虎視牛行)`편지와 5월8일의 `어버이날` 편지에 이어 세 번째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런 모습 처음이야!
  • 이제야 웃는 민희진
  • 나락간 '트바로티' 김호중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