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경계작전의 진화…인공지능(AI)이 GOP 지킨다[르포]

육군, 5사단 AI 복합 경계체계 임무 현장 공개
GOP 대대, 첨단 경계전력 시범 도입해 운용
알고리즘 고도화와 데이터 축적으로 성능 제고
GOP 경계에 AI 도입 땐 병력 3분의1 절감 기대
  • 등록 2024-05-23 오후 12:00:00

    수정 2024-05-23 오후 7:29:58

[연천(경기)=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난 22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2시간여 차로 달려 도착한 경기도 연천군의 열쇠전망대. 오전 시간대 짙은 안개 때문에 말 그대로 한치 앞도 보기 어려웠다. 비무장지대(DMZ) 내 350m 높이에 위치한 이곳은 일반전초(GOP)와 같은 선상에 있다. 6·25전쟁 대표 격전지인 티본고지와 에리고지, 폭찹고지, 화살머리고지, 백마고지 등을 볼 수 있다. 안개 뿐만 아니라 폭우나 폭설 등 기후 여건 탓에 제대로 경계작전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다.

5사단 GOP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DMZ) 전경. 정오가 지나자 자욱했던 안개가 점점 걷히고 있다. (사진=육군)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군은 GOP 경계작전에 과학화경계시스템을 도입했다. 원거리에서 레이더와 각종 감시장비로 적의 접근을 탐지·감시하고 적이 철책에 접근해 광망에 경보가 울리면 전투원들이 출동해 초동조치하는 체계다. 그러나 장병들은 24시간 내내 유사시 상황을 구분해 내기 위해 모니터를 뚫어져라 응시한다. 강풍이나 새떼가 날아오를 때도 반응하는 광망의 오경보에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때로는 빈틈이 생기고, 이는 경계 실패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 군이 인공지능(AI) 기반 유·무인 복합경계체계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다.

육군은 지난 22일 AI 유·무인 복합경계체계를 시범 도입한 5사단 예하 GOP 대대 임무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해당 부대는 △수풀투과레이더(FP레이더)와 △AI 열영상감시장비(TOD) △이동식레일로봇 카메라 등 3종의 첨단 경계전력을 시범 전력으로 도입해 운용하고 있었다.

5사단 예하 GOP 대대에 이동식레일로봇카메라가 철책을 따라 설치돼 있다. (사진=육군)
수풀투과 레이더는 저주파로 수풀을 투과해 수풀로 차폐된 지역을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다. 기상 악화시에도 탐지가 가능하다. AI-TOD는 TOD에 AI 기술을 접목해 사람과 동물 표적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체계다. 알고리즘이 고도화되고 데이터(DB)가 축적될 경우 인식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식 레일로봇 카메라는 공중에 레일을 설치해 감시카메라를 달아 놓은 형태다. 즉각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경사지에 신속히 기동해 감시할 수 있고, 일정 구간을 이동하며 볼 수 있다. 사람의 객체를 AI가 인식해 표시해주는 AI 객체인식 능력을 갖추고 있어 현재의 과학화시스템을 보완하는 감시체계로 활용 중이라고 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같이 수집된 정보들은 ‘AI 경계센터’로 모인다. 여기에선 감시·감지 뿐만 아니라 탐지·식별·추적까지 담당하게 된다. 영상분석서버의 ‘학습 능력’을 통해서다. 군 당국은 이번 AI 기반 유·무인 복합경계체계 시범사업 과정에서 180만 건의 군 관련 데이터와 20만 건의 사단 실지형 데이터를 입력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AI가 무장공비 침투부터 귀순 시도, 짐승들의 이동 등 다양한 전방 시나리오를 섭렵하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영상분석서버는 사계절 기상 등 외부 요소까지 함께 고려해 움직이는 물체가 사람인지 동물인지는 물론이고, 아군인지 적군인지까지도 구분해낼 수 있다.

이같은 AI 경계체계를 통해 군 당국은 병역 자원 급감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GOP 철책 248㎞에 대한 경계작전에 약 10만 명을 투입하고 있지만, 203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이같은 병력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AI를 도입해 경계작전에 투입되는 병력을 3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개 대대가 하는 경계작전을 1개 중대가 맡게 되면 나머지 중대들은 전·평시를 대비한 교육·훈련에 전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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