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증시 10년전과 닮은점·다른점

94년 경기 하강국면↔2005년 경기 회복초입
기관주도 비슷..주식형수익증권·적립식펀드
  • 등록 2005-09-07 오후 6:37:41

    수정 2005-09-07 오후 7:57:04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증시가 역사적 고점의 벽을 넘어섰다. 지난 94년 11월8일 1138.75포인트를 찍은 이후, 수차례 그 앞까지 갔지만 번번히 높은 벽에 발길을 되돌려야만 했다. 그러나 2005년 9월7일, 증시는 10년10개월만에 벽을 넘어 사상 최고치 기록을 다시 세웠다.

증시가 새로운 땅에 발을 디딘 만큼 앞으로 펼쳐질 세계가 더 궁금한 시점이다. 고점을 찍고 다시 돌아서느냐, 더 나아갈 것이냐를 판단하는데 있어 2005년 9월 증시가 94년과 어떤 면에서 닮았고, 다른지를 살펴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경기 고점 vs 회복초입

일단 94년 당시에는 경기가 고점을 찍고 하강국면에 접어들었을 때였지만 현재 경기는 저점을 통과하는 국면이다. 94년 경제성장률은 연간 8.5%에 달했고 유가도, 금리도, 달러화도 모두 낮아 호황을 누릴 수 밖에 없었다. 반도체 경기가 유난히 활황세를 보이던 때였다.

94년말 회사채 금리는 14.5%로 지금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낮아진 상태였다. 원달러 환율은 788.7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은 4%대로 떨어졌고 올해 상반기에는 3.0%에 그쳤다. 회사채 금리는 4%대 중반으로 낮아졌지만 유가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원유 생산량은 정체된 상태에서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유가는 꾸준히 상승했다. 게다가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정유시설이 밀집해 있는 멕시코만을 덮치면서 유가 100달러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94년에는 경기가 정점에서 꺾이기 바로 직전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번에는 경기가 막 회복되기 시작한 단계인 만큼 앞으로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산업생산지표나 수출지표, 서비스동향은 이같은 경기회복 기대감을 한층 강화시켜줬고 소비자물가는 안정세를 나타내 펀더멘털 상으로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기관화 장세 공통..이번엔 외국인이 가세

수급을 따져보면 94년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의 역할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 특이할만하다.

94년 12월1일 외국인의 주식투자한도가 기존 10%에서 12%로 확대되면서 외국인의 한국 투자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던 때다. 당시 외국인 보유비중은 10.2%에 불과했다.

아울러 94년에는 4~5월과 10월 3억4000만달러 규모의 외수펀드를 설정해 증시 부양 효과를 톡톡이 봤다. 정책적으로 외국인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가 넘는다. 한국 증시의 최대주주로 부상한 것이다.

94년과 2005년 모두 기관화 장세가 고점돌파에 한 몫 했지만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는 역할을 바꿨다.

94년 11월에는 개인과 기관투자자가 전면에 나서 전고점을 돌파를 주도한 반면 이번에는 외국인이 대신 나서 기관과 함께 지수를 끌어올린 것.

전고점 직전 3개월간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94년 당시에 외국인은 5264억원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3390억원, 3784억원 순매수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외국인이 9064억원 순매수했고 기관도 1조8179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개인은 반대로 4조4524억원 순매도했다.

기관은 94년 주식형 수익증권 열풍을 기반으로, 올해에는 적립식 펀드 인기를 등에 업고 매수 주체로 나섰다.

규모에서는 물론 차이를 보였다. 94년 11월8일 당시 주식형 수익증권은 14조1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9월5일 기준으로는 22조7000억원에 달한다. 고객예탁금도 94년 당시에는 3조7000억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10조원이 넘는다.

정책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94년에는 12월 1,2년 정기예금 등 수신금리를 자유화했고 북미 핵협상이 타결된 것도 투자심리를 호전시키는데 기여했다.

올해 정부는 종합투자계획과 벤처활성화대책을 통해 경기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고 이어 8.31 부동산 대책을 통해 부동산 경기 과열 잡기에 나섰다. 덕분에 자산으로서의 증시 매력은 상대적으로 올라갔다.

펀더멘털 뿐만 아니라 수급에 있어서도 94년보다는 2005년이 훨씬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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