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이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4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부문의 수익성 부진에 대한 우려를 딛고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받았지만, 올해는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며 호실적을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중국 닝더에 있는 CATL 연구개발(R&D)센터 전경.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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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전날 CATL이 작년 잠정 순이익이 425억∼455억위안(약 7조8700억∼8조4200억원)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전년도에 견줘 48% 증가한 규모로, 시장 전망치인 439억위안(약 8조12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4분기 순이익은 114억~147억위안(약 2조1100억∼2조7200억원)으로 블룸버그는 추정했다.
존슨 완 제프리즈 애널리스트는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물량 대비 강한 수익성을 기록했다”며 “CATL이 작년 4분기 개선된 단위 이익과 마진을 달성했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CATL은 전 세계를 비롯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내에서 배터리 제조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SNE 리서치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작년 10월 36.9%에서 11월 37.4%로 상승했다. 또 다른 중국 기업인 비야디(BYD)는 15.7%로 2위를 기록했다.
다만 전기차 판매 모멘텀이 둔화하고 있어 올해는 험로가 예상된다. 최근 테슬라가 4분기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약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서다.
중국 내수 시장의 성장세도 주춤할 전망이다. 중국 승용차 협회는 올해 배터리 전기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딜러 인도량이 25% 증가한 1100만 대로 2023년 36%, 2022년 96%에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압박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CATL은 미국 당국의 조사에 직면했다. 미 하원 의원들은 포드와 CATL이 추진 중인 합작 배터리 공장에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공급할 예정인 중국 업체가 북한 등에도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미 상무부에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중국 기업 4개에 대한 조사와 수입 제한을 촉구했다.
해당 기업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날 CATL 주가는 4.3% 급락하며 지난 2020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