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안근모기자] "노무현 당선자에게 업무보고를 제대로 하려면 핵심을 찌르고 전략을 제시한「2001년 해양수산부 주요업무 계획」부터 구해보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오는 20일 노 당선자에 대한 정부의 합동 업무보고를 앞두고 보고자료의 `전형(典型)`을 16일 소개했다. 지난 2001년 2월 노무현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한 연두 업무계획이 그 것.
노 당선자가 당시 직접 챙긴 이 자료는 현황, 과제 등 공무원들이 즐겨 사용하는 일반적인 분류방식을 과감히 탈피, 7개 현안을 제시하면서 2∼3페이지 분량으로 간략히 정리했다는 것이다. 인수위는 "이 보고서에 대해 김 대통령도 `최고의 보고`라며 극찬했다"고 전했다.
군더더기 없이 핵심내용만 간결하게 정리된 보고를 선호하는 노무현 스타일이 정부 보고서 형식에도 개혁바람을 일으킨 셈. 차기 정부에서는 보고서 혁신 또한 강력하게 추진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인수위는 "노 당선자는 항상 `전달할 내용은 분명하고 명확하게 요약하되, 의례적이고 불필요한 내용은 과감히 삭제할 것`을 지시한다" 전했다.
형식뿐 아니라 보고내용의 일관성도 중요시해야 노 당선자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다는 게 인수위의 전언이다. 정책과제에 대한 전략적 마인드를 배경으로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 것인지` 구체적인 비전과 각론을 제시해야 넉넉한 점수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토론 공화국`을 주창하는 노 당선자로부터 소나기 질문을 받을 준비도 돼 있어야 할 듯하다. 한번 의문이 생긴 점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물어 의문의 뿌리를 뽑는 것이 `토론`에서의 노무현 스타일.
내용을 충분히 검토해 숙지하고 있지 않고 보고에 들어왔다간 즉답을 내놓지 못하는,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임을 인수위는 강조한다. 새 정부에서 중용되려면 실무에 정통하다는 인상부터 남기라는 것이다.
노 당선자는 최근 "생색을 내고, 얼굴을 열심히 내민 사람보다, 자기 일에 정통하고, 함께 일하는 동료로부터 신망있는 사람들이 단 한 자리라도 기회가 먼저 간다는 것을 유념해 달라. 긍정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방법을 찾는 분들에게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