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하이트진로 장남 2심도 유죄…일부 감형

法 "법 위반 예견하면서 위법한 거래 모색했다"
알루미늄코일 거래 관련 혐의 무죄…2심서 감형
  • 등록 2023-05-23 오후 12:24:54

    수정 2023-05-23 오후 12:24:54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편법 승계를 위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태영 사장을 비롯한 하이트진로 임직원들이 2심에서도 재차 유죄를 선고받았다. 박 사장은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이다.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왼쪽)과 김인규 대표이사. (사진=이데일리DB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이훈재·양지정·이태우 부장판사)는 23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하이트진로 임직원들의 2심 선고공판에서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에게 징역 1년 3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 김창규 전 상무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하이트진로 법인에는 벌금 1억 50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공정거래법 위반을 예견하면서도 법적 규제를 회피·우회하기 위해 위법한 거래를 새롭게 모색했다”며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를 보호하는 공정거래법의 취지를 크게 훼손해 피고인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가 알루미늄코일 거래 관련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면서 박 사장과 김 대표는 1심에 비해 형이 감경됐다. 이들은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박 사장 등은 2008년 4월부터 2017년 9월까지 10년여에 걸쳐 박 사장 등 총수 일가 소유 회사인 서영이앤티(서영)를 하이트진로를 통해 직접 부당지원하거나, 납품업체 삼광글라스를 통해 부당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으로 하이트진로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서영에 과장급 인력 2명을 파견하고 7년간 급여를 대신 지급하는 등 5억원 상당을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삼광글라스로부터 직접 구매했던 맥주 공캔, 알루미늄코일(공캔 원재료), 글라스락캡(유리밀폐용기 뚜껑) 등을 서영을 거쳐 구매하는 방식으로 ‘통행세’를 거둬 27억1000만원 상당의 이익을 몰아준 혐의도 있다.

이외에도 2014년 2월 서영 자회사인 서해인사이트에 대한 도급비를 올리는 등 방법으로 서영이 서해인사이트 주식을 정상 가격인 14억원보다 비싼 25억원에 매각할 수 있도록 도와 11억원을 우회 지원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서영을 지원해야 했던 이유는 결국 박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해 주기 위한 것으로, 공정거래법 취지와 시장경제를 훼손해 국민경제에 미친 영향이 크다”며 “판로 개척 등 경영판단은 개입돼 있지 않고 오직 박 부사장의 회사를 지원하려는 동기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참작할 정상도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박 사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고 동시에 하이트진로와 서영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각각 79억4700만원, 15억68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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