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선물 6월물 월물 교체로 인한 `롤 오버` 장세가 진행되며 강세 분위기가 지속됐다. 선물 저평을 줄이기 위한 차익거래성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채권가격이 상승(금리 하락)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이날 거래를 종료한 국채선물 6월물은 전일대비 25틱 오른 106.40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장 초반부터 국채선물을 공격적으로 매수한 것도 강세 기대감을 키웠다. 최근의 매도기조가 일단락된 것일 수도 있다는 예상이 제기되기도 했다.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절대금리 수준에 대한 매수 메리트도 부각되는 양상이었다.
오전 중 한국은행이 최근 우려가 점증하고 있는 단기 외채 급증세에 대해 "상반기 중 순채무국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낮다"고 밝힌 것도 시장의 불안심리를 다독인 것으로 평가됐다. 외국인 국내 채권투자가 일시에 청산될 가능성이 낮다고 언급한 것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부담이 가중되면서 장 막판 상승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현물이나 스왑 등에 연계된 국채선물 매도 압력이 높아 강세폭을 확대하기에는 다소 버거웠다는 분석도 나왔다.
채권 장외시장에서 국고채 5년물 7-5호는 지난 주말보다 5bp 낮은 5.78%에 마감됐다. 3년물 7-7호는 5bp 하락한 5.69%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채 3년물이 전일보다 4bp낮은 5.66%, 국고채 5년물은 6bp 내린 5.72%를 기록했다. 국고채 10년과 20년물은 3bp씩 하락한 5.84%과 5.85%였다. 통안증권 1년물과 2년물은 각각 2bp와 4bp씩 내린 5.44%와 5.77%로 고시됐다.
장내시장에서는 국고 3년 지표물이 1100억원, 5년 지표물이 1조1100억원어치 거래됐다. 10년 지표물은 1740억원 어치가 사고 팔렸다. 물가연동채는 200억원 거래됐다. 전체 거래량은 1조9940억원으로 집계됐다.
◇"롤 오버 분위기로 강세흐름 연장..방향성 탐색 과정 이어질 듯"
구조적으로 강세 분위기가 지속될 상황이었다. 월물 교체를 하루 앞둔 전날까지도 선물 저평이 해소되고 있지 않아 매도하기에도 여의치 않다는 반응이었다. 국채선물 9월물로의 교체 매매 수요까지 유입되면서 강세 분위기는 탄탄하게 뒷받침됐다.
월물 교체 이후 본격적인 방향성에 대해서는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하루에만 국채선물 9월물이 7만계약 이상 거래됐지만, 거래 유동성을 확보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롤 오버 영향으로 강세 분위기가 하루, 이틀 정도는 더 유지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우려가 증가하고 있는 단기외채 급증 문제에 대해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다라고 밝힌 것도 시장의 불안심리를 다소나마 완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속적으로 우려가 제기됐던 외국인 채권매수 포지션 청산 가능성이 낮다고 확언한 것에 시장참여자들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절대금리상으론 살만한 수준..물가불안 요인 늘어나 부담"
한 투신사 관계자는 "롤 오버 장세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소폭의 강세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방향성이 나타날 것이라고 보기에는 힘들다"며 "절대금리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기는 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그 영향력이 다소나마 반감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대규모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을 추진하고 있어 물가불안 압력이 더 커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드는 게 사실"이라며 "환율은 정부 개입등으로 하락세로 방향을 튼 것 같은데, 소비 진작을 위해 돈을 푸는 식으로 정책이 맞춰져 있어 인플레 경계감이 완화될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전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 역시 "롤오버 장세가 이어지면서 전체적으로 강세 분위기가 이어지긴 했지만, 9월물은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며 "스왑이나 현물과 연계된 매도 물량이 상당히 쌓여있기 때문에 강세 분위기를 힘있게 이끌고 가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9월물의 선물 저평이 상당히 큰 폭으로 벌어져있는 상태에서 매도로 대응해야 하는 흐름이 있기 때문에 시장의 심리 자체는 취약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당분간 경계심리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면서 방향성을 조심스럽게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