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 빚 9년만에 감소 전환…주택매매 거래둔화, 금리 상승 여파

한은, 2022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 발표
가계신용 1분기 0.6조원 줄어 9년만 감소
1분기 가계대출 -1.5조, 사상 처음 감소세
오미크론 영향 등에 판매신용 증가 둔화
  • 등록 2022-05-24 오후 12:00:00

    수정 2022-05-24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올 1분기 가계 빚이 직전 분기 대비 6000억원 줄어들면서 9년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새정부 출범 이전까지 이어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한데다가 오미크론 확산의 영향으로 판매신용 증가폭이 줄어든 덕분이다.

다만 2분기에는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 기조, 은행들의 대출 상품 판매 영업 강화 등 가계 빛 증가 요인과 대출 금리 상승 등 감소 요인이 섞여 있어 감소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송재창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1/4분기 가계신용(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은)


1분기 가계대출 사상 첫 감소에 가계신용 9년만에 줄어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1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859조4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6000억원 줄었다. 이는 2013년 1분기 9000억원 감소한 이후 9년만에 첫 감소세다. 가계신용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5.4%로 작년 3분기 9.6%를 기록한 이후 3분기 연속 증가율 수치가 줄어들고 있다. 한은의 추산에 따르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신용 규모는 작년 3분기 말 91.2%에서 4분기 90.4%로 0.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신용은 일반 가정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가계대출)나 외상으로 물품을 산 대금(판매신용) 등을 모두 합한 금액이다. 작년 4분기말 1862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계신용 잔액은 올 1분기 들어 9년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송재창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가계신용 잔액이 줄어든 것은 가계대출이 올 1분기 1조5000억원 줄어들면서 통계 편제 이후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고, 판매신용 증가폭이 8000억원으로 직전 분기(5조2000억원)에 비해 큰 폭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자료=한은


가계대출 잔액은 은행 등의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감소하며 전분기 대비 1조5000억원(-0.1%) 줄어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1년 전과 비교해도 증가율이 5.2%에 그치면서 작년 4분기(7.5%)에 비해 둔화됐다.

가계대출을 상품별로 나눠보면 주택담보대출이 주택매매거래 둔화 등의 요인으로 8조1000억원(0.8%) 증가하는데 그쳤고, 기타대출은 정부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등 대출 관리,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으로 1분기 9조6000억원(-1.2%) 줄면서 감소세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엔 주담대가 12조7000억원 증가했고, 기타대출은 9000억원 감소에 그쳤으나 1분기 들어 주담대 증가폭이 줄고 기타대출 감소폭은 확대된 것이다.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작년 3분기 26만호에서 4분기 19만6000호로 줄었고, 올 1분기엔 13만8000호로 추가 감소했다.

업권별로는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애기 7조원(0.6%) 줄어든125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4조5000억원 감소해 905조6000억원을,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역시 2조5000억원 줄어든 348조9000억원을 나타냈다. 다만 보험사, 증권사 등 을 포함한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정책모기지를 중심으로 대출이 늘고 증권사의 대출 수요도 증가하면서 전분기말 대비 5조5000억원(1.1%) 증가해 498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작년 3분기 이후 2분기 만의 증가 전환이다.

오미크론에 1분기 판매신용 증가폭 둔화…2분기는 증가할수도

다만 이 같은 가계대출 감소세가 올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인지는 미지수다. 윤석열 행정부 들어 대출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금융기관들도 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재창 팀장은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들어 예금은행 가계대출이 소폭 증가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금융기관의 대출 완화에 따른 것이나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주택매매 거래도 당분간 활발하지 않을 것 같아 향후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카드사의 외상 판매 등 판매신용 역시 올초 오미크론 확산 등의 영향으로 인한 거리두기 강화 연장에 증가폭이 둔화됐다. 1분기 판매신용은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8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치며 작년 4분기(5조2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1분기말 판매신용 잔액은 106조7000억원이다. 여신전문회사가 5000억원 증가했고, 백화점 등 판매회사는 4000억원 늘었다.

송 팀장은 “오미크론 확산세 영향에 판매신용 증가폭이 줄었으나, 3월로 가면서 거리두기 완화되는 추세였다”면서 “2분기엔 민간소비가 얼마나 활성화될지가 관건인데 카드사용액이 증가한다면 판매신용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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