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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장병호 기자]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한국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결정으로 비롯된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이 업종을 불문하고 번지는 모양새다.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와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중국 공연이 취소된 데 이어 김지영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의 중국 공연도 불발됐다. 공연계는 대중문화와 클래식을 넘어 순수예술 전반에까지 사실로 받아들일 만한 움직임이 나타나 크게 우려하고 있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최근 백건우, 조수미의 중국 공연 취소 소식을 접한 뒤 상하이발레단에 예정대로 공연을 진행할 수 있는지를 문의했다”며 “이번 공연은 진행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메일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계약서가 있어야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어 비자 신청은 하지 않은 상태였다.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상하이발레단 측에서 공연 진행이 어려운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중국발(發) 한한령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지켜보자는 입장을 고수했던 공연계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국 공연의 성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 중국과의 교류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게 공연계 전언이다.
앞서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다음달 협연할 예정이었던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이달 중국 투어에 나설 계획이었던 소프라노 조수미도 공연이 갑자기 취소됐다. 조수미는 지난달 트위터 자신의 계정을 통해 “그들의 초청으로 2년 전부터 준비한 공연인데 취소 이유조차 밝히지 않았다”며 “국가간의 갈등이 순수문화예술분야까지 개입되는 상황이라 안타까움이 크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