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는 스티프닝됐다. 달러-원이 상승한데다 다음주 5년물 입찰을 시작으로 줄줄이 장기물 입찰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물쪽에 매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단기물쪽에서는 비교적 풍부한 자금사정을 바탕으로 캐리위주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장중 변동성이 심한장이 지속되면서 정신이 없다고 전했다. 좀 멀리보면 5월말 이후 시장금리 급등이후 절반정도 되돌림하며 강세를 보인 탓에 추가 강세에 대한 뷰와 재차 약세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부딪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번주말 미국에서 고용지표가 나온다는 점에서 이를 확인하자는 심리도 있다는 평가다. 다만 크게 위축되기 보다는 포지션 빌딩에 대한 생각을 해볼 때라는 관측도 나왔다.
장외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867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거래대금 기준). 투자신탁과 은행도 각각 8395억원과 526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증권사가 3878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종신금과 보험사도 각각 668억원과 20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3799계약 순매수하며 이틀째 매수했다. 연기금등과 투신도 각각 614계약과 274계약 순매수를 보이며 사흘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반면 외국인이 3306계약 순매도로 대응했다. 은행도 1045계약 순매도를 보이며 나흘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9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어제보다 13틱 떨어진 112.60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고가는 113.28을, 저점은 112.26을 보였다. 미결제는 1234계약 늘어 4만2357계약 늘었다. 반면 거래량은 1005계약 줄어 3만9690계약을 보였다. 회전율은 0.94회로 전일 0.99회보다 줄었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897계약 순매도했다. 은행도 536계약 순매도를 보였다. 투신 역시 147계약 순매도로 대응하며 6거래일째 매도를 지속했다. 반면 금융투자가 1540계약 순매수로 대응했다.
은행권의 한 채권딜러는 “결과는 보합권이나 장중 변동성이 심한장이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과 은행, 증권사가 선물 포지션을 치고 받으면서 변동성을 키웠다. 외국계가 통안1년물을 위주로 매수에 나선 게 그나마 보합권을 지켜낸 요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커브가 섰다. 아무래도 다음주 5년물 입찰이 부담스러운 반면 단기자금시장이 좋아 기관들이 단기쪽으로 캐리매수가 들어오는 양상이다. 달러-원 환율 상승 또한 5년이상 장기물쪽 회피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일조했다”며 “대체적으로 방향성매매는 자제되는 양상이었다. 증권사가 현선물 저평을 활용한 차익거래가 이뤄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물 매수는 좀 더 시간이 걸려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커브 측면에서도 5년이상 입찰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관계로 유의미한 플랫베팅은 어려워 보인다. 3년물 기준 2.90%에서 3.00% 사이 박스권에서 재료를 기다릴 것 같다”며 “상대가치투자 측면에서 저평가 채권매수 고평가 채권매도 정도 포지션 구축이 편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주식이 밀려 강보합수준에서 마감했다.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장중 외인 선물 매도는 곧바로 약세흐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며 “미국 고용지표 부담감으로 커브는 섰다. 장기물쪽에서는 헤지물량들이 계속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시장이 너무 겁을 먹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변동성 확대국면이 마무리되면 결국 미국과 이머징시장의 펀더멘털이 다르다는 점에서 차별화 움직임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기업실적 역시 불투명해 채권시장은 비관론보다는 포지션 빌딩을 생각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