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미국에 땅보러 오셨어요?

  • 등록 2003-12-05 오후 5:06:56

    수정 2003-12-05 오후 5:06:56

[edaily 권소현기자] 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 투기 억제책을 내놓은 것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 뿐 아니라 시중 부동자금의 물꼬를 증시쪽으로 트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부동산으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하나 봅니다. 요즘 부쩍 미국을 비롯한 세계 부동산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증권부 권소현 기자가 전합니다. "요즘 강남 아주머니들이 많이 옵니다. 예전에는 주로 아이들 유학보내려고 답사차원에서 왔는데 이제는 부동산을 보러 오더라구요" 얼마전 연수차 미국을 방문했는데 현지에서 가이드해주신 분이 유난히 부동산 얘기를 많이 하더군요. 차를 타고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을 지나가면서 가이드로부터 "저 건물도 한국인이 주인이고, 저 건물도 얼마 전에 한인이 매입했죠"라는 말을 수십번 들었습니다. 한국어로 "부동산"이라고 쓰여진 간판도 눈에 많이 띄더군요. 그분이 사는 버지니아주 뿐만 아니라 동부의 소위 괜찮은 동네에 한국인들 소유의 부동산이 점점 늘어나고 있답니다. 큰 슈퍼마켓이나 상점들이 모여있는 컴플렉스, 빌라 등 한국인의 손이 안미치는 곳이 없다고 합니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책 발표 이후 미국 부동산 시장을 찾는 큰 손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합니다. 덕분에 미국에서 살기좋은 지역 상위에 꼽히는 버지니아주 애넌데일 지역 부동산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답니다. 꼭 80년대 일본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부동산 열기가 한참 달아오르면서 해외로 진출도 많이 했죠. 미국에서는 맨하탄의 노른자위 빌딩들이 대부분 일본인 손에 넘어갔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었습니다. 그러나 성장을 위해 제조나 설비에 투자해야 할 자본이 해외 부동산 시장으로 유출되면서 일본 경제의 체력 자체도 약해졌습니다. 이때부터 내리막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죠. 일본 투자자들도 거품이 빠지면서 결국 샀던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 다시 해외 자산들을 되팔았고 큰 손해를 입었습니다. 한국도 이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지 심히 우려되더군요. 최근 만났던 한 증권사 임원도 비슷한 얘기를 했습니다. 중국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엑스포로 꾸준히 성장해갈 것이고 부동산 가격 역시 크게 뛸 것이라는 겁니다. 국내 부동산 가격이 88년 서울올림픽 전후로 크게 올랐던 사실을 회상하면서 말입니다. 모 증권사는 중국 사무소를 개설하면서 상하이 증권거래소 한층을 매입했는데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라서 생각치도 않았던 투자수익을 올렸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만 해도 고층 오피스텔과 빌딩이 속속 들어서면서 개발붐이 일고 있다고 하죠. 상하이 푸둥 후아무 거리에 위치해 있는 리젠시 파크는 최근 분양가가 평당 2000만원을 호가한다니 우리나라 강남 아파트만큼 높은 거죠.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홍차오나 구베이에는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상담업체도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한국 정부가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내고 있는 반면 중국에서는 외국인의 부동산 소유에 대해 규제가 없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일 겁니다. 그런데 중국 시장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사회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아직 크기 때문이죠. 일단 부동산을 매입했다고 해도 일정기간 사용권을 인정해 주는 것이지 영구히 그 소유권을 인정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또 투자이익을 해외로 반출하는 것에 대해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죠. 즉, `평가이익`이 실제로 실현이익이 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해외 부동산이 지닌 고위험 구조를 알면서도 기어코 외국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이유가 뭘까요. 바로 국내에서 원하는 수익률을 충분히 올릴 환경이 안돼있기 때문이죠. 증시는 불안하고, 부동산투자는 숨통이 죄어오니 어디 투자할 데가 있겠습니까. 바로 지금 우리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때입니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 대신 주식이든 채권이든 자산가들의 입맛을 당길 무언가가 마련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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