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채권 강세장 끝.."12시 종이 울린다"

연준리 금리동결과 수익률 추가하락은 무관
약세장 진입시기는 의견 분분
  • 등록 2004-03-15 오후 4:28:52

    수정 2004-03-15 오후 4:28:52

[edaily 하정민기자] 미국 채권시장의 파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테러위협과 주식시장 하락으로 미국 국채 수익률이 8개월래 최저치인 3.66%까지 떨어졌지만 투자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최근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현재 채권시장은 태양에 너무 가깝게 다가간 `이카루스`와 같다"며 녹아내리는 날개를 우려한 이후 WSJ, CNN머니 등에서도 비슷한 경고를 하고 나섰다. 속도 논란은 있지만 경기회복과 금리인상 가능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더이상 파티를 즐기는 것은 위험하다는 논리다. ◇추가 채권투자는 위험..버핏·그로스도 동참 15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미국 국채 투자자들의 이익실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보도했다. 국채수익률 급락과 관계없이 경기는 어쨌든 회복되고 있으며 결국 금리도 오를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상당기간`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 해도 현재 채권수익률이 너무 떨어진 상태라 추가하락이 쉽지 않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루미스살리스채권펀드의 매니저 댄 퍼스는 "현재 채권시장 상황은 로켓과 같다"며 "얼마간은 하늘로 더 날아오르겠지만 결국은 추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닝스타의 채권펀드 애널리스트 에릭 제이콥슨도 "채권시장에 좋지않는 신호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CNN머니 역시 "오는 16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RB가 기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채권시장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전 연준리 이사이자 슈왑와싱턴리서치의 이코노미스트인 라일 그램리는 "금리가 동결된다 해도 지금 채권을 매수해서 무슨 이득을 얻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한다. 그는 "10년물 수익률이 3.75% 수준이라는 것은 역사적 저점이라는 뜻"이라며 "지금 채권을 매수한다면 향후 6개월간 손실만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실행에 옮기는 거물급 투자자도 많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회사인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빌 그로스는 최근 "미국 국채시장의 강세장은 끝났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는 국채 비중을 줄이는 대신 물가연동채권, 해외채권 등의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세계 2위의 갑부 워렌 버핏은 지난주 자신이 운영중인 버크셔헤더웨이의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의 주식 및 채권시장이 과대평가 됐다"며 버블론을 제기했다. 지난해 주주레터에서 "주식대신 채권투자를 늘리겠다"고 말했던 버핏은 "투자할만한 상품이 별로 없어 채권을 대거 매각했다"고 강조했다. ◇약세장 진입 "시기"는 이견 그러나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의 약세장 진입시기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안에 연준리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낮은 만큼 채권시장 강세가 몇 달은 더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있는가하면 시장이 호황일 때 이익실현을 해야한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선다. 웰스파고은행 손성원 부행장은 "대통령선거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연준리가 올해 안에는 금리를 못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의 에드 맥켈비 이코노미스트는 한 술 더 떠 "그린스펀이 연준리 의장직을 유지하는 2006년까지 금리인상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맥켈비는 그 근거로 미국의 `아웃풋 갭(실질 성장률에서 잠재 성장률을 뺀 수치)`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아웃풋 갭은 적어도 내년 중반이 돼야 메워질 것이며 그 전에 연준리가 통화긴축을 단행하긴 어렵다"며 "아웃풋 갭이 존재하는 한 인플레이션 압력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채권펀드가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는 점은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펀드 조사기관 리퍼에 따르면 올들어 3개월 반 동안 뮤추얼펀드 중 채권형 펀드는 주식형 펀드에 비해 단연 돋보이는 수익률을 올렸다. 주식펀드와 정크본드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모두 1.9%에 불과했지만 국채투자 펀드는 배가 넘는 4.5%의 수익률을 거뒀다. 채권조사기관 라이언 랩스도 "지난해 주식시장 호황으로 8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다우지수가 11.8%나 올랐지만 10년물 국채역시 이와 맞먹는 10.1%의 수익을 올렸다"며 채권투자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빠른 이익실현"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의 위력은 예상하는 것 이상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연준리가 금리를 인상했던 지난 94년 10년물 국채수익률은 6%대에서 단숨에 8%대로 올랐다. 국채시장 강세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인인 아시아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매입도 일거에 중단됐다. 이들은 당장 채권수익률이 급등하지 않더라도 호황 분위기가 남아있는 지금이 이익실현의 최적기라고 권고한다. 물가가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 진입하기 전에 채권투자를 축소해야 이제까지 얻은 이익을 지킬 수 있다는 논리다. 뉴욕파이낸셜의 밀턴 스턴 매니저는 "국채는 물론 지난해 고수익을 냈던 정크본드의 경우 특히 투자비율을 빨리 줄이라"며 "지난해 전체 자산의 10%에 달하던 정크본드 투자비중을 3%로 축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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