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 3~4m 돌다리 놓인 하천에 발전소라니…"

`水電用" 北발표 신빙성 있나
전문가들 "年 강우량 700㎜ 안되는 고산지대"
버섯구름 발생시킬만한 大폭파 현실선 불가능
  • 등록 2004-09-13 오후 9:04:03

    수정 2004-09-13 오후 9:04:03

[조선일보 제공] 지난 9일 양강도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사고가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계획된 산악 폭파작업의 일환이었다는 북한측 설명에 대해 국내 건설 전문가들은 대체로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일부 “개연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는 전문가도 있지만, ‘대체로 사고 현장은 지형적으로 대규모 댐을 짓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사고가 난 월탄리 일대의 유역면적·하천 규모를 감안할 때 대규모 댐 적지(適地)는 아니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삼환기술공사 이희성 부회장은 “대규모 수력발전소를 짓기 위해서는 충분한 저수량 확보가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서는 최소 500만㎢ 이상 유역이 확보돼야 한다”며 “해당 지역은 산간지역이기에 유역면적이 좁고 충분한 유량을 확보할 정도로 하천이 넓지 않다”고 말했다. 강수량 문제도 제기됐다. 연세대 조원철 교수도 “강수량이 많지 않아 댐 적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해당지역 인근 풍산의 연간 강우량이 705.9㎜, 해산이 606.1㎜로, 북한 연평균 강우량 1000㎜에 크게 못 미친다. 조 교수는 “북한은 유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터널을 뚫어 바다 쪽으로 물을 흘려보내 발전하는 유역변경식 댐을 많이 건설한다”며 “그러나 해당지역은 유역 변경식 댐 건설하기에는 불가능한 내륙 지역”이라고 말했다. 설사 댐 건설이 가능해도 버섯구름을 발생할 정도의 발파를 해야 할 대규모 댐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인천대 최계운 교수는 “백두산 줄기에는 높은 산들이 많아 댐을 만들 경우, 발전에 필요한 큰 낙차를 얻을 수 있다”며 “그러나 버섯구름을 발생시킬 만큼 큰 댐을 짓기에는 부적합한 지형”이라고 말했다. 해당 지역 댐건설 계획도 사전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도 북한측 주장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대목. 북한연구소 김승철 연구원은 “북한이 사고지역에서 70~100㎞쯤 떨어진 백두산 자락에 보천보 발전소 건설계획 추진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해당 지역에 발전소 건설계획은 일절 밝힌 적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최근 착공사실을 발표했다는 ‘삼수발전소’도 지역이 삼수군으로 사고지역과는 100㎞ 이상 떨어져 있다. 댐공사 때 이론적으로는 엄청난 양의 화약을 한꺼번에 투입하는 대형 폭파 작업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댐 하나를 짓기 위해 직경 3.5~4㎞나 되는 버섯구름을 형성할 정도의 위력을 보이는 엄청난 폭파 작업을 했다는 설명은 어디까지나 이론적일 뿐 현실에서는 매우 드문 경우라는 게 댐 전문가들 지적이다. 김우구 수자원공사 연구원장은 “대규모 발파작업 때 지반에 균열이 생겨 댐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댐의 안전성을 위해서라도 대형 발파 작업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우준 대림산업 토목사업본부장은 “이번 폭발 규모는 일상적인 댐 건설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기에는 상식을 벗어난다”고 말했다. 반면 발파 전문가인 지질자원연구원 유창하 연구원은 “중국에선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과거 몇 차례 이런 폭파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질자원연구원 최병희 선임연구원은 “(정말로 했다면) 대규모 부지 조성을 위해 산을 뚫고 폭약을 채워 넣은 뒤 발파, 산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갱도식 대발파’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는 실수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관리를 잘못했거나, 누군가 고의로 한꺼번에 모든 화약을 폭발시켰을 가능성이다. 이영남 현대건설 기술연구소장은 “북한도 나름대로 폭파 기술을 갖추고 있어 굳이 위험한 폭파작업을 할 가능성은 적다”면서 “실수로 비축해 둔 화약이 한꺼번에 다 터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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