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코로나 백신 신뢰 부족"…뉴욕증시 '와르르'

스탯 "모더나, 데이터 아닌 말잔치" 찬물
브랜스웰, 코로나 관련 최고 저널리스트
다우, 스탯 보도 10분 만에 200P '와르르'
지난달 '렘데시비르' 상황과 흡사 분석도
전문가들 "백신 관련 소식에 변동성 지속"
  • 등록 2020-05-20 오전 10:47:09

    수정 2020-05-20 오후 9:41:38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이 데이터는 그 어떤 것도 증명하지 않는다. 너무 낙관해선 안 된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방송의 간판 앵커이자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짐 크래머의 경고가 단 하루 만에 현실화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마감 1시간 전인 오후 3시 무렵,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불과 10분 만에 20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1차 임상시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으로 전날(18일) 전 세계 주식시장을 밀어 올린 미 바이오업체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을 놓고 의학계에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의 여파였다.

의학전문매체 스탯의 ‘무게감’

전날 모더나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mRNA-1273)의 1차 임상시험 결과, 참가자 45명 전원에게 항체가 형성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들 중 최소 8명에게서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중화항체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에 미 의학전문매체 스탯(STAT)은 “모더나가 공개한 건 데이터가 아니라 말들(words)이었다”며 찬물을 끼얹는 기사를 게재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단, 가장 중요한 나이 정보가 부족했다. 고령자가 특히 코로나19에 취약한 만큼 만약 중화항체가 생긴 8명의 피실험자가 젊은 층에 몰려 있다면 코로나19의 백신으로서의 효용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형성된 항체의 존속 기간이 확인되지 않은 점도 의구심을 자아냈다. 모더나는 두 번째 백신 투약 이후 2주가 지난 뒤 채취한 피실험자 혈액에서 중화항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사 시점이 너무 빠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 존스홉킨스대의 백신전문가인 안나 더빈은 “2주는 너무 이른 시기”라며 “항체가 얼마나 오래갈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백신 개발을 위해 모더나와 협업해온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가 침묵을 지키고 있는 점도 불신을 키웠다. CNBC는 “NIAID는 모더나의 전날 발표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했다. 시장은 NIAID의 침묵을 1차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가장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미 배런지(紙)는 “이 기사를 쓴 스탯의 헬런 브랜스웰 기자는 코로나19와 관련해선 최고의 저널리스트 중 한 명”이라고 했다. 그만큼 시장이 스탯의 보도를 무게감 있게 받아들였다는 얘기다.

사진=AFP
◇“백신 개발, 갈 길 멀다”

코로나19 종식을 열망하는 투자자들에게 백신 또는 치료제 관련 소식은 ‘흥분’ 그 자체다. 그러나 모더나의 발표는 1차 임상시험에 대한 중간자료에 불과했고, 이는 정상적인 백신 개발 과정에서 비춰볼 때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휴 김버 전략가는 “백신을 실제 사용할 수 있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점이 다시 명확하다”고 했다.

이를 두고 지난달 렘데시비르 상황과 흡사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렘데시비르는 미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로, 애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최근 미국에서 진행한 초기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의 회복 기간을 31% 줄였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베런지는 “실제 렘데시비르의 효능이 ‘게임체인저’가 될 만큼 크지 않았음에도, 길리어드가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7%나 뛰었다”고 썼다.

결국 전날 약 20% 폭등했던 모더나의 주가는 이날 10% 넘게 급락했다. 그 결과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0.51포인트(1.59%) 떨어졌다. 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30.97포인트(1.05%)와 49.72포인트(0.54%) 내렸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은 결국 ‘백신’ 성공에 달린 만큼 관련 소식이 들릴 때마다 증시는 출렁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빌레르 밸런스 펀드의 조지 영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통신에 “효과가 있다는 백신 소식이 나올 때까지 증시 변동성은 한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아이트러스트캐피털의 팀 셸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사안은 의료 관련 소식”이라고 했다.

스콧 고틀립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CNBC에 “언젠가 코로나19 백신은 분명히 나올 것”이라면서도 “아직 그 시점을 모를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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