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LG엔솔, 中 장악 저가 배터리 시장도 뚫는다(종합)

‘LFP 배터리’ 2026년 양산 첫 공식화
소비 심리 위축으로 저가 제품 수요↑
불황에도 과감한 설비투자로 시장 선점
매출 8.2兆 누적 수주 500兆 시대 열어
프리미엄-중저가 라인업 ‘싹쓸이’ 예고
  • 등록 2023-10-25 오후 12:01:33

    수정 2023-10-25 오후 7:22:28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용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 목표를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그동안 주력으로 삼던 고가 제품 대신 중저가 시장을 위주로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저가 배터리 시장은 이미 중국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에너지 밀도와 충전 속도를 높이는 등 압도적인 기술력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프리미엄부터 중저가 수요까지 모두 잡겠다는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청주시 오창공장 전경.(사진=LG에너지솔루션)
10월 수주 잔고 500조…연말 추가 수주 자신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25일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FP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대비 가격 경쟁력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부피 대비 높은 에너지 밀도를 확보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었다”며 “셀 구조 개선과 공정 혁신을 추진해 전기차용 LFP 신제품을 2026년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저가 시장 진출에 나선 것은 최근 전기차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이 주도해 온 고성능의 프리미엄(삼원계) 제품뿐 아니라 범용·보급 배터리 등 LG에너지솔루션의 저가 시장 대응 전략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진 상태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고전압 미드 니켈 NCM을 비롯해 망간 리치, LFP 배터리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고전압 미드 니켈 NCM 배터리는 니켈과 코발트 함량을 낮춰 가격은 기존 제품 대비 10%가량 저렴하지만 에너지 밀도, 열 안전성 등의 면에서 성능을 향상한 제품으로 2025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프리미엄 제품인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는 열제어 기술 향상 등 안전성 강화, 신규 소재 적용 등을 통해 성능을 차별화한다. 80% 중후반 정도였던 니켈 비중을 90% 이상까지 늘려 에너지 밀도를 올리고 설계 최적화, 모듈·팩 쿨링 시스템 개발 등 열 관리 솔루션 강화를 통해 안전성을 높일 계획이다. 고용량·고효율 실리콘 음극 소재를 활용해 급속 충전 시간도 15분 이하로 낮춘다.

이를 통해 주요 고객사들의 프리미엄 전기차 관련 수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초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토요타에 2025년부터 10년 동안 연간 20GWh(기가와트시) 규모로 하이니켈 NCMA 기반 파우치셀이 탑재된 모듈을 공급하기로 했다. 토요타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의 잇단 러브콜로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처음으로 수주 잔고 500조원(10월 기준)을 넘어서는 쾌거를 이뤄냈다. 올해 6월 말 440조원에서 1분기 만에 수주액을 60조원이나 늘린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밖에도 신규 및 기존 거래선들과 다양한 협력 논의가 진행 중이며 연말에는 추가 수주와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LG에너지솔루션 3분기 실적 그래프.(자료=LG에너지솔루션)
시장 선제 대응…올해 설비투자 10조 이상

연이은 수주 계약은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8조2235억원, 영업이익 731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5%, 영업이익은 40.1% 증가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3% 감소, 영업이익은 58.7% 증가했다. 이번 영업이익에 반영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 공제 금액은 2155억원이다. 신규 생산 라인의 안정적 증설 및 가동에 따라 전분기 대비 94% 늘었다. 이를 제외한 3분기 영업이익은 5157억원, 영업이익률은 6.3%다.

이창실 부사장은 “유럽 전기차 수요 약세와 일부 고객 전기차 생산 조정, 상반기 메탈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매출은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며 “하지만 고수익 제품 중심의 판매 확대, 제너럴모터스(GM) 합작공장(JV) 1기 등 북미 신규 라인 생산성 증대, 비용 효율화 노력 등으로 영업이익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이창실 부사장은 “올해 4분기 내년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고금리가 지속되고 경기 성장률 둔화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지역 전기차 수요가 더디게 회복되고 일부 완성차(OEM)들이 전동화 속도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등 우려 상황도 있다. 특히 내년은 미국 대선 정국에 따라 정책 변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가 혁신과 신규 증설 생산능력(CAPA)의 생산효율 극대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과감한 투자를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집행된 설비투자(CAPEX)는 7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인 6조0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올해 투자는 미국 GM 합작공장 등 증설에 주로 활용했으며 연간으로는 10조원 이상의 투자 집행을 계획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 신규 생산공장을 북미 지역 ’46-시리즈’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여러 완성차 고객이 46-시리즈 제품 채용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당초 27GWh 규모로 2170 원통형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수정한 것이다. 생산능력도 기존 27GWh에서 36GWh로 확대한다. 완공 및 양산 시점은 기존 2025년 말과 동일하며 IRA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마더 팩토리’인 충북 청주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구축 중인 46-시리즈 파일럿 라인은 내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다. 중국 남경 공장은 앞으로 2170 배터리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한편 올해 들어 크게 하락한 리튬·니켈 가격이 향후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재욱 LG에너지솔루션 기획관리담당은 “장기적으로는 메탈 가격이 원가와 판가 모두에 반영되는 만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이나 중국 정부의 흑연 수출 규제는 시장을 예의주시하며 리스크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 중저가 전기차 시장 대응 전략.(자료=LG에너지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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