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무기력한 리더쉽

  • 등록 2002-11-07 오후 5:47:09

    수정 2002-11-07 오후 5:47:09

[edaily 문주용기자]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고 하잖습니까. 시작과 끝. 이는 아마 전 우주적 대칭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연말이 다가오자 사람 마음도 숙연해집니다. 올 한해가 알찼는지, 끝마무리까지 잘해야지 하는 다짐도 뒤따릅니다. 더욱이 국민의 정부 집권 5년도 마무리 국면입니다. 이런 말년을 대하는 느낌이 참으로 어둡습니다. 산업부 문주용 기자가 전합니다. 오늘 아침 중국의 권력승계 소식이 관심을 끌었습니다. 앞으로 중국을 이끌어갈 4세대 지도부로 8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이 확정됐다는 소식입니다.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 세대에 이은 4세대. 후진타오, 원자바오, 쩡칭훙, 우방궈, 황쥐, 뤼간, 자칭린 등 7명이 그들입니다. 당총서기가 될 후진타오가 60세인 것을 비롯해 이들 모두 60대입니다. 현재 70대의 장쩌민 국가주석과 주롱지 총리를 대신해 중국을 새롭게 설계해나갈 겁니다. 후진타오나 원자바오 등은 우리 귀에도 낯익습니다. 그만큼 이들의 권력 승계가 갑작스럽지도, 충격적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세계의 공장, 세계 2위 강대국이고 바로 우리 옆에 있는 나라이기에 중국 최고지도부의 개편은 아무리 그 의미를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중국의 권력이양이 저에게 더욱 관심인 이유는 우리나라도 똑같은 시기에 최고지도층 개편을 맞기 때문입니다. 장쩌민이나 주롱지는 모두 내년초 권력 이양이 예약되어 있었습니다. 마치 우리가 내년초 대통령을 교체하는 것처럼. 하지만 중국은 권력이양에도 리더쉽이 활력을 잃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우리나라의 권력이양기와는 모습이 다릅니다. 지상 최대의 권력을 물려줄 장쩌민 국가주석은 중차대한 시기에도 아랑곳없이 최대 라이벌 미국을 방문하러 나섰습니다. 중국과 미국과의 경제, 외교상 관계를 보면 이 방문이 단순한 방문이 아닐 게 분명합니다. 금융개혁에 나서고 있는 주롱지 총리의 경제개혁 프로그램은 지금도 쉼 없이 움직입니다. 부패한 공직자, 탈세한 기업인에 대한 엄벌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권력을 물려줄 이들의 활기찬 말년은 분명 후계자들에게 좋은 교훈이 될 것입니다. 후계자 지명 자체가 엄격한 검증을 거친 것은 물론이고, 선배들로부터 통치술과 외교술 등 모든 분야에 있어 후계수업을 제대로 받았을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같은 시기 펼쳐지는 우리의 권력이동기는 그야말로 오리무중입니다. 철새 정치인들은 이합집산, 합종연횡만 바쁩니다. 지금껏 권력을 장악했던 최고지도층은 더 심합니다. 집권 4년의 화려한 활약 뒤에 찾아오는 1년짜리 레임덕은 말이 "레임덕"이지, 거의 "무기력"에 가깝습니다. 노벨 평화상을 받은 나라에서 공권력이 자행한 고문으로 사람이 죽고, 고문을 방조한 검사가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책임지고 물러나는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은 퇴임사가 거의 똑같아서 또다른 구설수가 되고 있습니다. 앉아있던 자리가 다르고, 함께하던 사람이 다르고, 그들 스스로가 다른데 떠나는 마음이 똑같을 수가 있습니까. 가볍지 않은 사람들의 참으로 가벼운 처신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걱정스러운 건 공권력의 누수와 실수가 생겨나고 있는데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줄어들고 있는 현상입니다. 왜냐구요? 국민들이 부지불식간에 국가 리더쉽에 불안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더이상 비판을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리더쉽이 불안하니까. 무기력한 리더쉽이 국민들을 더욱더 걱정하게 만들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대통령은 바깥을 나서기가 어려울 만큼 힘들어하고 있고 대통령의 화법은 더이상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리더쉽이 활기를 잃어버렸습니다. 리더쉽이 활기를 잃고서야 어찌 경제가 활기를 띠길 바라겠습니까. 군중의 심리를 따라 움직이는 경제가 안정된 리더쉽없이 어찌 활기가 있겠습니까. 앞으로 대통령 선거할 땐 5년뒤 권력이양기까지 활기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체크해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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