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스크린속 숨은 주식 찾기

  • 등록 2003-07-01 오후 4:09:54

    수정 2003-07-01 오후 4:09:54

[edaily 한형훈기자] 올 여름에 `테미테이터3`가 개봉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10년 동안 기다린 영화입니다. 재수 시절 종로 한 극장에서 암표를 끊고 `테미네이터2`를 봤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기계가 지배하는 미래사회와 인간의 대결. 입시에 지친 제 정신에 새바람을 불어넣었던 영화입니다. 그런데 요즘 영화관에 앉아 딴 생각을 많이 합니다. 재미나 감동에 앞서 흥행실적이나 배급사, 예상 주말관객 등 신경쓸 게 많다는 증권부 한형훈 기자의 얘기를 들어보세요. 밥 먹다가 술 생각나고 집에 누웠는데 또 한잔하고 싶고, 술집 앞을 지날 때 "쩝쩝" 거리면 누가 그럽니다. "알콜 중독" 초기 증세라고. 이와 유사한 "주식 중독증"도 심심찮게 목격됩니다. 주식하다 집 팔고 빚더미에 앉아 패가망신, 마침내 목숨 끊는 소식도 가끔 들립니다. 최근 제 자신도 `주식병`에 노출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얼마전부터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가면 영화 관객수나 주말 예매실적 등을 꼼꼼히 챙기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영화를 보는 중간에도 개인적인 취향이나 평보다는 대중적인 합의를 읽어내려고 노력합니다. 기자 직함을 가진 굴레 때문에 빠른 기사를 위해 귀를 쫑긋 세우고 있습니다. 이제 주식 투자자들은 주연배우나 배급사, 투자회사, 관객평 등을 챙기는 것은 기본입니다. 날카로운 시각으로 영화평론가의 편견을 앞지르는 재주도 필요합니다. 영화평을 무시하고 영화가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영화를 찾아내 똑같은 관람료로 최대 만족을 얻고자 함이 아닙니다. 흥행에 성공한 국내 영화를 일찌감치 발굴, 여기에 투자한 창투사 주식을 일찌감치 사들이기 위한 전략입니다. 대박 터진 영화에 투자한 창투사나 엔터테인먼트사는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거머쥔다고 합니다. 한 두 편의 영화 흥행이 창투사나 엔터테인먼트사의 펀더멘털을 바꾸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특히 창투사가 프리 코스닥시장에 잠긴 투자금액이 수천억, 많게는 1조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경솔한 접근은 금물입니다. 하지만 냄비처럼 끓는 한국증시가 이런 꺼리를 놓칠 리 없습니다. 지난달초 CJ엔터테인먼트는 배급을 맡은 "살인의 추억"의 흥행으로 최소 50억원이 넘는 수익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 몇몇 증권사가 CJ엔터의 목표주가를 높여 잡기도 했습니다. 또 "미녀삼총사2"의 판권을 보유한 엔터원, 특히 자회사가 "장화홍련"의 배급을 맡고 관계사가 "첫사랑사수 궐기대회"에 투자한 플레너스는 영화 흥행과 관련, `짝짓기 매매` 한다는 투자자들은 한번쯤 사고 팔았던 종목입니다. 창투사나 엔터테인먼트사 주식들은 흥행실적에 화끈하게 반응합니다. 주말 관객 동원 1위나 예약율 최고치 경신 등 기사제목 만으로 매수주문이 빗발칩니다. 직배 헐리우드 영화라고 무조건 도외시하면 안됩니다. 직배로 상영돼도 비디오나 캐릭터 판권을 보유한 업체를 꼼꼼히 챙겨야 합니다. "해리포터" 기억하시죠? 책과 영화가 대흥행을 거둔 이후 국내 캐릭터 판권을 보유한 J업체 주가가 훨훨 날아간 사실. 어제는 몇몇 투자가가 전화를 걸어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관련 기사에 코스닥 등록기업 M사의 자회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이 누락됐다며 강력하게 항의해 열기를 실감케 했습니다. 수혜주 공화국인 한국 증시에선 영화 한편 여유롭게 보기 힘든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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