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26th SRE]2조 대성산업가스 ‘랜드마크 딜’

대성산업 유동성 경색에 매각…그룹 ‘신뢰도’ 상승
  • 등록 2017-11-28 오후 12:36:00

    수정 2017-11-28 오후 12:36:00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인수금액이 무려 2조원에 달한 대성산업가스 매각은 올해 상반기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랜드마크 딜 중 하나다. 이 거래로 대성그룹의 신뢰도가 올라갔다는 평가도 있다.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모회사 대성합동지주가 이를 미루지 않고 애착했던 대성산업가스 매각을 결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4일 대성합동지주와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은 MBK파트너스에 대성산업가스 지분 100%를 매각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를 체결했다. 본입찰에 참여한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1조원 중반대의 가격을 제시해 우세를 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MBK파트너스가 막판에 2조원에 육박하는 인수가를 제시하며 대성산업가스를 품게 됐다. MBK파트너스가 이처럼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이유는 1600억원대의 현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M&A 업계에선 대성산업가스 딜을 “기업과 글로벌 투자은행의 바람직한 투자문화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성합동지주가 차입금 상환을 위해 알짜기업 매각을 결단했고 이를 주주였던 골드만삭스도 받아들여서다. 대성합동지주는 2014년 대성산업가스 지분 68%를 골드만삭스에 매각했을 당시, 2018년 이 지분을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을 붙였을 정도로 이 회사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대성합동지주가 이처럼 애지중지하던 대성산업가스를 판 것은 또 다른 계열사인 대성산업 때문이다. 대성산업은 지난 4월까지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규모 회사채가 만기돼 돈을 내줘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보통의 경우 회사채 만기 시 회사채 보증기관을 통해 연장도 가능하지만 대성산업은 그럴 수 없었다. 이 회사채는 총액의 60%를 보증한 신용보증기금의 현금 흐름이 좋지 않았던 탓이다.

이처럼 보증이 중단될 때 기업은 채무상환이나 추가 담보 제공을 미루는 게 일반적이지만, 대성성합동지주는 대성산업가스 매각을 통해 이를 해결한 것이다. 골드만삭스도 대성합동지주의 판단을 존중해 보유하고 있던 대성산업가스 지분 68%를 함께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골드만삭스가 대성산업가스 지분을 더 오래 가지고 있었다면 더 많은 투자 수익을 더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시장은 이를 포기한 골드만삭스의 결단을 “신사적인 자세”라며 높이 샀다. 대성가스산업 매각이 채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M&A 업계에선 벌써부터 ‘엑시트(Exit·투자회수)’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있다. 사모투자조합(PEF) 운용사는 대부분 구조조정 등을 통해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린 뒤 되팔아 시세차액을 얻는 방법으로 수익을 낸다. MBK파트너스도 대성산업가스를 밸류 업한 뒤 재매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사례도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ING생명을 인수한 뒤 지난해 매각을 시도했다.

또 홈플러스를 인수해 일부 점포를 팔기도 했다. 대성가스산업상장도 고려해 볼 만한 엑시트 시나리오다. 대성산업가스은 이미 상장 여건을 갖춰 수월히 기업공개(IPO)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영권 지분 매각이나 상장 모두 MBK파트너스에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진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 MBK파트너스가 대성가스산업을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인수한 탓에 매각시 차익 폭이 크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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