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절상)고정환율제 왜 폐지했나

미국 등 강도높은 압박..페그제 조기 폐지로 수용
  • 등록 2005-07-21 오후 9:51:22

    수정 2005-07-21 오후 9:51:22

[edaily 조용만기자] 중국이 드디어 위안화 페그제를 폐지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1일 미국 달러화에 대한 고정환율제(페그제)를 폐지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11년간 달러당 8.28위안으로 고정(페그)됐던 위안화 환율은 시장의 수급상황에 따라 변동하게 된다. 인민은행은 일단 7월21일부터 위안화는 현재 달러당 8.28위안에서 8.11위안으로 2.1% 절상하기로 했다. 중국은 또 바스켓 환율을 참고해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근거한 관리변동 환율제도로 환율제도를 개혁하기로 했다. ◇페그제 폐지..미국 등 해외압박 결국 수용 중국이 위안화 환율개혁에 나선 것은 미국 등 해외로부터의 절상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다 국내외 경제상황도 위안화 페그제를 재검토헤야할 시점에 다다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5월17일 의회에 제출한 상반기 환율 보고서에서 중국이 6개월내 위안화를 절상하지 않을 경우 환율 조작국으로 분류, 보복에 나설 것이라며 6개월 시한을 최후 통첩했다. 이어 19일에는 중국 환율 개혁을 촉구하기 위해 재무장관 자문관을 중국특사로 지명했다. 미국은 이어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을 중심으로 한 비공식 사절단을 구성, 위안화가 최소한 10%이상 절상돼야 한다며 중국에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지 않을 경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7.5%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입법을 추진해왔다. 재무부는 10%이상의 절상뿐 아니라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거래범위를 확대하고, 페그제를 대체하기 위해 다양한 통화로 구성된 바스켓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함께 전달했다. 미국의 위안화 절상압박의 배경은 갈수록 늘어나는 무역적자와 통상마찰이 자리하고 있다. 올들어 섬유쿼터제가 폐지되면서 중국산 섬유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쏟아져 들어오자 미국은 수입쿼터를 부활시키며 위안화 절상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미국 재계와 정치권 등에서는 위안화 환율이 달러화에 대해 수십년째 고정되는 바람에 가치가 크게 저평가됐고, 중국이 이를 무기로 미국 시장을 부당하게 잠식하면서 수입과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중국의 수입증가로 몸살을 앓고있는 유럽 등도 미국의 입장에 동조, 대중국 압박을 가중시켜왔다. ◇중국 내부적으로 바스켓 환율 검토..조기 절상으로 가닥 미국 등의 압력이 노골화되자 중국은 외압에 밀려서 위안화를 절상하지는 않겠다며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위안화 절상은 주권 국가의 문제로 외부의 압력이나 투기세력의 움직임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우 이 중국 국무원 부총리도 "외압에 굴복해 환율 개혁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대외적으로 이같은 입장을 표시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위안화 절상을 준비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등은 중국이 싱가포르 방식의 통화바스켓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위안화 절상이 임박했음을 시사해왔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 등 통화당국은 지난 5월부터 위안화 절상의 대안으로 싱가포르식 통화바스켓 제도 도입을 검토해왔다. 싱가포르는 1981년부터 관리 변동환율제를 도입, 주요 교역국 통화로 바스켓을 구성해 싱가포르달러 환율을 바스켓에 연동시켜놓고 있다. 바스켓 통화의 구성은 공개되지 않으며 싱가포르 통화청은 무역흐름의 변화에 따라 필요시 통화구성을 미조정하고 있다. 중국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을 포함, 9명의 최고위 인사가 위원으로 포진한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도 통화바스켓 제도 도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통화바스켓 제도가 도입될 경우 위안화는 달러화와 엔화, 유로화, 파운드화 등 주요 통화의 평균 가치에 따라 시장에서 일정한 변동성을 갖게 된다. 중국이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8월 절상설이 확산됐고 지난 14일에는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이 대중국 보복관세 법안을 추진중인 미 상원 의원들에게 위안화 절상이 오는 8월에 이뤄질 것이라는 언질을 줬다는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로 이같은 전망은 더욱 신빙성있는 시나리오로 평가를 받아왔다. 인민은행 8월 위안화 절상을 발표할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투자은행의 중국 전문가들은 8월 절상에 여전히 높은 가능성을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해왔다. 다음달로 예정된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일정도 중국이 조기절상으로 방향을 선회한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절상 하루전인 20일에는 로드리고 라토 IMF 총재가 중국은 기술적으로 위안화 절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절상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중국은 결국 시장의 예상보다 더 이른 7월말에 위안화 환율제도를 개혁, 시장참가자들의 의표를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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