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벤처, 진정한 오너십은 어디에?

  • 등록 2003-04-03 오후 6:28:44

    수정 2003-04-03 오후 6:28:44

[edaily 정태선기자] 2002년 결산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끝났습니다. 이번 시즌에는 이라크전쟁과 SK사태때문에 가려지긴 했지만, 경영권 분쟁으로 심한 몸살을 앓은 코스닥기업들이 유독 많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권리는 사라졌고, 우리사조조합에 가입한 직원들이 방황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가 몇몇 기업들의 경영권 분쟁 을 보면서 최대주주나 경영자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되짚어 봤습니다. IT 경기가 긴 불황의 터널에 빠져들면서 상당수 코스닥기업들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습니다. 한글과컴퓨터, 나모인터랙티브, 인터플렉스 등을 비롯해 겉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여기저기서 속앓이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대기업인 하나로통신도 이 범주에 듭니다. 국민기업으로 일컬어지던 한글과컴퓨터의 경영권 분쟁은 현 경영진이 기선을 제압한 가운데 일단 봉합된 양상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신·구경영진의 대리전으로 서울시스템과 프라임산업이 지분확보 경쟁을 물밑에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죠. 한컴의 경영권 분쟁은 여전히 불씨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대주주인 프라임산업과 직원들이 현 경영진 체제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나모인터랙티브는 한컴 사태와는 또다른 치열한 양상을 보이며 갈수록 혼미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우리사주조합에 참여해 11.35% 가량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직원들이 박흥호 사장의 경영을 신뢰할 수 없다며 새로운 경영진을 맞이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적대적 M&A를 통해 시세차익을 노린 음모라고 맞서고 있죠. 회사 경영이 정상화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서로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갈수록 "무엇이 진실인지"를 가릴수 없을 지경입니다. 집안 싸움의 위기로까지 비쳐졌던 인터플렉스의 경영권 마찰도 주총을 고비로 일단락된 듯합니다. 정기총회에선 재무제표 승인 및 배당금 변경 등의 안건이 통과됐으며, 지난 1월부터 대주주인 코리아써키트와의 첨예한 갈등을 빚어왔던 이사 선임안에 대해선 내달 9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안건을 처리키로 했습니다. 인터플렉스는 내부 경영진간 협의를 통해 내달 열릴 임시주총에서 최대주주인 코리아써키트가 선임하는 비상근 이사 한명을 선임키로 하는 선에서 이번 갈등을 봉합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때 촉망받던 기업들이 왜 이런 내분에 휩싸였을까요. 서로 성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오너쉽의 부재라는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한컴이나 나모인터랙티브의 직원들 대다수가 경영진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부사정을 잘 아는 직원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경영인을 하물며 외부에서 신뢰할 수 있을까요. 몇년전 벤처업계에서는 "투톱시스템"이라는 것이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회사운영의 실무적인 일은 전문경영인이 맡아서 처리하고, 책임지고 결정해야 하는 투자나 회사의 장기적 비젼은 오너가 맡아서 서로 보안하는 경영시스템을 갖추자는 것이었죠. 벤처업계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지분관계가 복잡한 경우가 많습니다. 제휴를 통해 기술력이나 자금을 확보하면서 전진했기 때문이죠. 조그만 벤처회사가 대기업처럼 자회사를 많이 거느린 경우도 이 같은 뒷배경이 숨어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각각 엇비슷한 지분율을 확보하고 공동대표제를 실시하거나 번갈아 경영을 맡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나 서로의 발전을 위해 "한지붕" 아래 뭉쳤던 기업가들이 본래 "정신"은 퇴색하고 투자차액이나 지분에만 연연한다면 내분 소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복잡한 지분관계나 공동대표제 등도 투톱 시스템처럼 좋은 취지를 살린다면 투명경영을 할 수 있는 좋은 견제장치 기능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영권 장악 다툼에 골몰한다면 이같은 시스템은 오히려 "화근"이 되기 십상입니다. 또 최대주주가 회사의 발전에 관심을 갖지 않고, 근시안적인 안목에서 시세차익만 노린다면 결국 기업은 흔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대주주가 회사의 미래가치를 믿지 않는데 누가 회사를 믿을 수 있겠습니까.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고 있는 벤처기업들을 향해 진정한 오너십과 벤처정신을 찾으라고 말한다면 너무 비현실적인 얘기일까요. 위기일수록 어느 때보다도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오너십이 필요할 때입니다. 최근 많은 코스닥기업들의 경영권 분쟁은 결국 회사를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 역할을 할 오너십, 그리고 이같은 오너십이 반드시 확보해야 할 투명경영, 책임경영 의식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족분을 채우지 않는 한, 지금 코스닥시장을 덮고 있는 투자자들의 불신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런 모습 처음이야!
  • 이제야 웃는 민희진
  • 나락간 '트바로티' 김호중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