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하는 중견그룹)일진 "제2창업 한다"(上)

  • 등록 2004-02-27 오후 3:59:00

    수정 2004-02-27 오후 3:59:00

[edaily 김수헌기자] 일진그룹의 계열사 사장실에 들어가면 눈에 띄는 액자가 하나 있다. 허진규 회장의 올해 경영방침이다. 내용은 `신성장경영, 무차입경영, 인재경영, 책임경영`등 4가지다. 허 회장은 올해를 `제2창업의 해`로 선언했다. 그는 치열한 국내외 경쟁으로 매출과 이익이 제자리를 걷는 현실을 위기로 진단하고 창업정신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립 기념일도 부평공장 준공일인 10월20일에서 37년전 일진금속공업 최초로 설립했던 1월22일로 바꿨다. 허 회장은 "일본 소니도 비디오 전쟁에서 경쟁사인 마쓰시다에게 패하고 거품경제 당시 매입한 컬럼비아 영화사에서 철수하는 등 어려운 시절이 있었지만 재창업 정신으로 극복한 적이 있다"면서 "창업정신인 벤처마인드로 다시 뛰자"고 말했다. 그룹을 재도약시키겠다는 허 회장의 올해 의지는 그만큼 남다르다. 제2창업 정신으로 뛰겠다며 회장이 발벗고 나서니 계열사 CEO들을 포함한 임직원들의 정신무장도 여느해와는 다르다. 일진전기 홍순갑 사장은 "고민의 핵심은 역시 앞으로 5년, 10년뒤 무엇을 먹고 사느냐, 즉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데 있다"면서 "기존 사업에서도 저부가에서 탈피, 고부가 중심으로 구조조정하는 작업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 한편으로 생산성과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도 매달려야 한다. 일진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는 신중하면서도 급하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일진전기는 사장 직속으로 사업전략기획팀을 구성, 수년동안 신수종 사업을 찾던중 `연료가스저감장치`를 발굴했다. 그리고 이 품목을 첨단화하는데 성공,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과 이익창출이 가능해졌다. 일진전기는 이 사업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진전기(015860)는 지난해에는 (주)일진을 흡수합병, 중복사업을 조정하는 한편 각사 체제의 장점을 모아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홍 사장은 "국내외 전선업계가 갈수록 대형화하는 추세속에서 `종합중전기메이커`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합병에 따른 대형화와 시너지창출, 구조조정효과 등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또 "단순한 부품판매가 아니라 프로젝트별로 풀 턴키 입찰이 가능해져 사업구조를 고부가화로 탈바꿈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력 계열사인 일진다이아(020760)몬드도 LCD 패널사업에 진출, 올해부터는 이 사업을 본격 궤도에 올려놓을 계획이다. 일진그룹은 올초 일진다이아몬드 CEO로 대우전자 출신의 조한구 사장을 영입했다. 일진그룹 역사상 최초로 내부승진 전통을 깬 인사였다. 그만큼 이 사업에 대해 그룹이 거는 기대도 크다. 조사장은 TV와 브라운관, PDP패널 등 디스플레이 분야 사업경험이 풍부해 LCD패널 사업을 한단계 도약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 사장은 "올해 LCD사업에서 무조건 흑자는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흑자목표"를 먼저 정하고 여기에 맞춰 투자계획과 증설, 영업, 마케팅 계획을 새로 짰다. 조 사장은 "올해는 재고하나 없이 싹싹 팔아제끼는 것이 목표"라면서 "상반기에는 LCD사업을 제 궤도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업용 다이아몬드 부문에서 남아공의 드비어스사와 세계시장을 양분하다시피하고 있는 일진다이아몬드가 마이크로 LCD패널사업에서 성공할 경우 기업면모를 완전히 바꾸게 될 전망이다. 이같은 신성장을 위해 일진그룹은 저수익사업은 과감하게 버리고 있다. 지난해 허 회장은 "미래성장엔진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비록 창업 아이템일지라도 저수익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과감하게 잘라내겠다"고 선포했다. 실제로 일진그룹은 지난해 말 그룹의 모태가 됐던 자동차 알루미늄 주물사업을 팔았다. 앞서 역시 일진의 모태나 다름없는 알루미늄 창호사업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일진전기가 지난해 10월 (주)일진을 흡수하면서 바리스터(전자부품)사업을 매각한 것도 같은 차원이다. 일진그룹은 올해부터 양적성장과 질적성장 두가지를 병행해 나간다는 전략을 추진한다. 신수종 사업을 통한 사업규모 확장, 매출증가 등 양적성장과 함께 철저한 기존 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수익제고 등 질적성장을 병행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조진수 그룹 경영기획실장은 "허 회장은 성장과 함께 내실을 다지기 위해 무차입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올해 각 계열사들은 투자유가증권과 부동산 등 비수익자산을 매각, 차입금 축소와 미래투자금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허 회장은 각 계열사에 3년 이내 순차입금 기준으로 무차입 경영을 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라고 지시했다. 인재경영과 책임경영은 허 회장의 `지론`이기도 하다. 김성우 일진그룹 홍보팀장은 "일본기업이 10여년의 장기불황에서 벗어나면서 낮은 매출액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내는 이유 중 하나로 허 회장은 핵심인재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했다는 점을 꼽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몇몇 품목에서 일진이 세계적 메이커라는데 만족하지 않고 세계적 부품소재 전문기업이 되려면 인재경영이 근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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