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용인 교사, 학부모 갈등에 “살고 싶지 않다” 자주 말해

유족 "고소당하자 충격...34년 자긍심 무너지셨다고"
  • 등록 2023-09-04 오후 3:56:13

    수정 2023-09-04 오후 3:56:13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정년을 1년 남기고 지난 3일 극단 선택을 한 60대 고등학교 교사 A씨가 생전 학부모 민원과 뒤따른 경찰 고소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토로해 왔다고 유가족 측은 밝혔다.

A씨가 근무하던 학교 앞에 놓인 조화들. (사진=연합뉴스)
A씨 유가족은 “토요알 아침에 집을 나서신 후로 연락이 되지 않아 이튿날 실종신고를 했는데 경찰로부터 사망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얼마 전부터 학부모와의 갈등 때문에 ‘살고 싶지 않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었다”고 4일 연합뉴스를 통해 말했다.

체육교사인 A씨는 앞서 지난 6월 체육 수업 중 화장실을 가느라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학생 한 명이 다른 학생이 찬 공에 맞아 눈 부위를 다치는 사고와 관련해 피해 학생 측으로부터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당했다.

A씨 유가족은 “고인은 아무리 배탈 때문이었더라도 (수업 중)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며 “그런 와중에 형사 사건을 알게 된 뒤 (심리적 고통이) 더 심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인이 (수업 중 자리를 비운 행위가)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지만 이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학교에서 경고 조처를 내렸지만 피해 학부모 측에서는 이것이 솜방망이 처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또 “고인은 나이가 많으심에도 학생 인권 중심으로 달라진 교육 흐름 같은 걸 잘 맞추려고 큰 노력을 하셨던 분”이라며 “그런 부분에 있어서 고인이 되게 괜찮은 선생님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사고를 겪게 되니…”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 “34년 교직 생활의 자긍심이 무너진 것처럼 느꼈대요. 자괴감 같은 게 너무 커서…”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A씨는 지난 3일 오전 10시 35분께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청계산 등산로 초입 부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가족들은 전날 외출한 A씨가 귀가하지 않고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A씨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벌인 끝에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하는 등을 통해 A씨가 어떤 경위로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됐는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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