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허 찌른` 속전속결 크림합병..新냉전체제 서막

푸틴, 전격 합병서명..무장공격에 우크라軍 2명 사망
서방권, 엇박자속 추가대응 모색..신냉전 고착 우려
  • 등록 2014-03-19 오후 3:39:01

    수정 2014-03-19 오후 3:39:01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 자치공화국과의 합병 조약에 전격 서명했다. 당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던 예측을 깬 속전속결식 행보였다.

서방세계는 즉각 보다 강한 제재를 준비하기로 했지만, 오히려 내부 의견 차이만 노출되고 있다. 현 흐름대로라면 신(新) 냉전체제는 사실상 그 막을 올렸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 예상 못한 합병서명..무장공격까지

18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의회 연설후 곧바로 크렘린(대통령궁)에서 크림 합병 조약에 서명했다. 첫 군사개입 후 3주일도 채 안돼 합병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앞으로 러시아 의회와 헌법재판소의 비준이라는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는 요식행위에 그칠 전망이다. 이미 발렌티나 마트옌코 러시아 상원의장도 이번 주말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짓겠다고 밝힌 만큼 합병은 기정사실이다.

이처럼 러시아가 속전속결로 합병절차를 진행함에 따라 크림반도를 둘러싼 서방권과의 대치 양상은 더욱 위태로워지게 됐다.

특히 이날 크림 수도인 심페로폴에 있는 우크라이나 군부대에서 우크라이나 군인 2명이 러시아계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크림 정부 자경단원들과 러시아 군인들로 추정되는 무장세력이 무장 공격을 가해 하사관급 장교 1명 등 모두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 당했다.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현지 부대에 자위 차원에서의 발포를 승인했다. 또한 미국과 독일은 러시아 군대와 군사장비의 실질적인 배치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러시아와 벨라루스 영공에 공동 정찰기를 띄우기로 했다.

◇ 서방권, 대응 동분서주..신냉전 `암운`

서방권도 대응 마련에 바빠졌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조약 서명은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크림반도를 러시아의 일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폴란드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도 “러시아의 불법적인 영토 점령를 전세계가 배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온갖 경고와 압박에도 러시아가 강경 일변도로 나오자 미국과 EU측은 추가적으로 제재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바이든 부통령은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더욱 강한 제재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오는 20~21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더 강한 대응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도 크림 사태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영국은 러시아에 대한 군수품 수출허가를 중단하고 해군의 러시아 방문과 합동훈련 계획을 취소했다.

그러나 서방세계 내에서조차 삐걱대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주요 8개국(G8) 회원 자격을 정지하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소치에서 예정된 G8 정상회의 준비를 중단한 것 외에 결정된 것은 없다”며 러시아가 G8에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이 새로운 냉전을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소련 해체 후 25년 가까이 지속돼온 국제질서에 직접적으로 도전했다는 점에서 그에 비견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아직까지 현 상황을 신냉전이라 부르진 않겠다”면서도 “다만 앞으로 며칠간의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 지에 따라 신냉전 체제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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