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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넘어 미디어 포털이 되겠다.” 국내 1위 유료방송 회사인 KT(대표 구현모)가 IPTV 서비스를 시작한 지 13년 만에 서비스를 확 바꿨다. 미디어포털 회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니야 우영우 찾아줘” 라고 말하면 VOD부터 방송 편성표의 채널, 지니뮤직에서 제공하는 우영우 OST,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관련 콘텐츠들이 모두 검색되는 TV다.
자주 봤던 드라마가 있으면 TV를 켜는 즉시 해당 드라마를 추천해주고,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TV 화면에서 다른 사람도 채팅할 수도 있다. KT는 이런 서비스를 ‘지니TV’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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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스마트폰처럼…‘검색’과 ‘추천’ , ‘채팅’까지
KT가 IPTV를 상용화한 것은 2008년. 가입자 수가 벌써 900만 명을 넘었다. IPTV는 수백 개에 달하는 실시간 채널과 극장 개봉작도 안방에서 편하게 볼 수 있는 VOD 시대를 열었지만, 한계도 있었다. 사람들이 TV 수상기 대신 스마트폰으로 보는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에 익숙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채널을 잽핑해 들어가는 TV에 OTT의 개인화된 추천기능, 채팅 기능, 영상을 자유롭게 올리고 소비하는 습관들을 구현할 순 없을까. ‘지니TV’의 세 가지 핵심기능은 여기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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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째는 ‘추천’이다. 유튜브와 넷플릭스에서처럼 내 감성까지 저격한 콘텐츠를 추천한다. 강국현 커스터머사업부문장(사장)은 “KT에는 1300만 방송 가입자(스카이라이프·HCN 등 포함)에서 생성되는 하루 30억 개의 데이터(이용로그)가 모인다”면서 “이를 1만개 감성 키워드 장르로 구분해 AI큐레이션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AI 엔진의 학습 속도는 기존보다 30% 빨라졌고, 추천 알고리즘의 정확도는 최대 30%까지 향상됐다고 한다.
AI큐레이션이 적용되면서, 각 가정의 IPTV 첫 화면도 달라질 전망이다. 실시간 방송을 주로 보는 가정에는 LIVE 채널 전용관을 첫 화면으로 추천하고, 신혼부부 고객에게는 OTT서비스가 전용관 중 가장 앞으로 배치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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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티빙, OTT관 입점…셋톱 교체는 순차적으로
‘지니TV’의 OTT관은 현재 넷플릭스, 유튜브만 들어와 있다. 내년 초 ‘티빙’도 합류한다. ‘지니TV’의 새로운 미디어포털 UI는 4일부터 이달 말까지 지니 TV 셋톱박스A(舊 기가지니A)에서 순차 적용된다. 12월부터는 지니TV 셋톱박스3(舊 기가지니3)에서도 제공하고, 내년 1분기에는 업계 최초로 HDR10+와 돌비비전을 동시에 지원하는 고화질 셋톱박스를 출시한다. KT는 연말까지 지니TV를 보는 가구를 100만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400만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개인 입장에선 IPTV와 OTT를 동시에 보면 얼마나 이득일까. 셋톱 교체 비용이 많이 들진 않을까. 지상파나 종편 등은 채널을 잽핑해 보던 TV가 추천형 TV로 바뀌면서 불만은 없을까.
김훈배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은 “최근에 IPTV 초이스 요금제를 도입해 자기가 보는 OTT를 결합해 할인받거나 할 수 있게 했다”며 “셋톱 교체도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지상파나 종편과의 협의에 대해서는 “지니TV의 채널톡 같은 것들은 PP들의 허락이 없으면 안 돼 특정 채널부터 한다”면서 “지상파, 종편 등과는 홈메뉴 개편 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의 기본틀을 깨지 않는 범위에서 음성인식과 메뉴 개편을 했다”고 전했다.
올레tv 알린 500만 플레이 <신병>…지니TV는 개방형 플랫폼 지향
KT IPTV의 ‘지니TV’로의 변신은 ‘신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가우스전자’로 이어지는 KT그룹 오리지널 콘텐츠들의 그룹내 미디어 수익 기여도에도 장기적으론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개방형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우영우를 통해 ENA채널을 알리고 신병과 가우스전자는 올레tv에 가야 볼 수 있다는 바이럴이 확산됐다”면서 “신병이 올레tv에서 500만 플레이가 됐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지니TV는 모든 걸 오픈했다. 다른 채널이나 콘텐츠 제작사와도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