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물가에…美기업들, 앞에선 ‘울상’ 뒤에선 ‘방긋’

인플레이션으로 임금·물류비·원자재 가격 상승했지만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소비자도 받아들여
미국 대기업 중 100곳, 2019년보다 이익률 높아져
상품 가격 인상, 인플레이션 심화 악순환 초래 지적도
  • 등록 2021-11-15 오후 1:36:01

    수정 2021-11-15 오후 9:16:54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인플레이션이 각국의 주요 숙제로 떠오른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외려 물가 상승으로 유례없는 이익을 기록하는 ‘반대급부’를 누리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당연시 되는 만큼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이 작은 틈을 이용해 상품 값을 올리면서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단 설명이다.

코스트코 매장에 진열된 상품(사진=AFP)


美 대기업 100여곳, 이익률 2019년比 50%↑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분석 기업 팩트셋의 데이터를 인용, 미국 상장 기업 중 3분의 2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보다 올해 더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대기업 100여곳의 올해 영업 이익률은 2019년 수준보다 50% 이상 높을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WSJ는 여행업처럼 코로나19 봉쇄에 직격탄을 맞은 산업을 제외한 소매업, 제조업부터 생명 공학에 이르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이익률이 높아졌다고 짚었다. 신문은 인플레이션으로 기업의 임금 부담이 커지고 운임 비용 및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고객들도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펩시콜라를 생산하는 펩시코를 비롯해 코카콜라와 기저귀 등 생활필수품을 생산하는 프록터앤드겜블(P&G), 식음료 기업인 네슬레와 유니레버 등도 올해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미국 치킨 프랜차이즈 치폴레는 임금 인상분을 충당하기 위해 메뉴 가격을 3.5~4% 인상했고, 맥도날드도 올해 미국 매장들의 메뉴 가격 인상률이 6%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 임원들 “인플레이션 모두 인정…가격 인상에 저항 없어”

글로벌 향수 원료 기업 ‘인터내셔널 플레이버스 앤드 프레그런스’(IFF)의 글렌 리히터 최고경영자(CEO)는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으로 고객과 가격 인상을 논의하기가 더 쉬워졌다”라면서 “이것은 30년 동안 보지 못한 전례가 없는 경영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전자기기 소재 업체 아메텍 데이비드 자피코 CEO도 이달 초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에 우리의 가격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상쇄하는 것 이상”이라면서 “우리는 인플레이션보다 앞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종자 업체 코르테바 또한 가격 인상분이 재료 비용 상승분을 상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패트릭 고리스 캐리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어렵다는 인상을 받은 적이 없다”라면서 “고객을 포함한 모든 사람은 현재 환경에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장관(사진=AFP)


기업 가격 인상 러시…인플레이션 심화 악순환 반복

최근 미국 내 주택, 자동차, 휘발유, 식음료, 기타 생활용품 등의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2%로 나타났다. 1990년 12월(6.3%) 이후 거의 31년 만의 최고치다.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 내 향후 12개월 기대인플레이션은 4.9%로 전월(4.8%) 대비 소폭 오르는 등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기업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심화하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 위기론이 퍼지면 가격 인상이 고착될 뿐만 아니라 고객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인식이 굳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수요를 지속적으로 촉발할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실제로 경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수년 간 지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들고 노동 수요와 상품 공급이 정상화하면 내년 물가 상승이 정상화될 수 있다”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글로벌 회계법인 그랜트 손튼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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