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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은 6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닛케이)신문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의 사업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했다.
그는 “(당시) 투자와 경제협력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그런 단계는 아니다”며 미국·유럽연합(EU)·호주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북한 내 비즈니스가 가능한 환경이 조성될 경우 “동북아시아의 잠재력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러시아, 중국까지 지역에 큰 가능성을 가져온다. 일본과의 협력도 더욱 중요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북한 내 인프라가 정비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전기자동차를 공유하거나 재생에너지 등 인프라를 갖춘 우리와는 다른 형태의 매력적인 도시가 될 수 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때가 온다. SK에도 숙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누구나 ‘고객을 위해’라고 말하지만 실은 우리를 포함해 아직 고객에 대해 잘 모른다. 기존 고객뿐 아니라 잠재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 지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성장은 그 디테일(정교함)에 달려있다”고 했다. 이어 “자사에 기술이 없으면 제휴를 해서라도 고객에 도움되는 솔루션을 만들 필요가 있다. 제휴전략, 마케팅도 기술”이라며 “인공지능(AI)도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고객을 알기위해 벤처투자를 하고 필요하면 인수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중인 분야로는 “에너지와 통신에 관여하고 있는데 이를 융합한 에너지솔루션에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자동차도, 가정도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새 솔루션이 필요하다”며 “시간은 걸리겠지만 그룹의 힘을 합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한국 재벌하면 ‘오너 경영자에 의한 톱 다운(하향식)’이라는 경영스타일을 연상하게 된다면서도 최 회장은 이러한 카리스마 경영과 선을 긋고, 사원의 자율을 요구하는 논의를 거듭해 결론을 도출하는 ‘합의’의 경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재벌이 첨단기업 따라잡기로 성장할 수 있었던 시대는 끝나고, 한 명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는 경영이 한계에 봉착했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회장은 6~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제20회 닛케이포럼 세계경영자회의’에 연사로 참여한다. 닛케이포럼은 글로벌 기업 대표들이 모여 기업전략과 경영 최신 동향을 논의하는 국제회의다. 최 회장은 포럼 둘째날인 7일 오전 연사로 나와 ‘사회적 가치 창출에서 비즈니스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그동안 국내외 포럼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회적 가치를 강조해온 최 회장은 이번 강연에서도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지론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