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대한민국 관료조직은 아직도 농업국가의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
행정자치부 배국환 지방재정국장(3급·사진)이 3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행자부 직원 연찬회에서 관료사회의 무능과 비효율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배 국장은 “고시출신 젊은이가 관료사회에 들어오면 너나없이 정부미(관료)가 되어버리고, 관료들은 일반미(민간부문 종사자)들보다 우수하다고 착각한다”며 “이는 민간이 갖지 못하는 법률 집행권을 갖고 있고 독점적 지위에서 정책과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배 국장은 이어 “정부미도 철원 청결미나 이천 임금님표 쌀처럼 차별화될 수 있어야 하고 파격적인 보수와 소신껏 일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급선무”라며 “공직사회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피를 수혈하고 능력주의 인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쉬운 일을 하든 어려운 일을 하든 관계없이 봉급이 같은 현재의 동일계급 동일임금체제는 바뀌어야 한다”며 “계급이 같더라도 보수가 크게 차이날 수 있는 보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 국장은 “지금의 공무원 승진시스템도 조선시대보다 못하다”며 “아무리 유능해도 사무관이 1급이 되기 위해서는 29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관료조직에 기름이 너무 많이 끼어있다”며 “철밥통이라는 말은 관료의 수치인 만큼 신분보장제를 과감하게 완화 또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연찬회에는 박주현 대통령 비서실 참여혁신수석 등 행자부 간부 200여명이 참석했다.
배 국장은 “평소 생각했던 문제점을 말 한 것”이라고 했으나, 일부 공무원들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배 국장은 성균관대를 졸업한 후 행정고시 22회에 합격하고 기획예산처 예산총괄과장 등을 지냈으며, 지난 1월 정부의 인사혁신 방침에 따른 중앙부처 국장급 교류를 통해 타부처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행자부 지방재정국장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