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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에서 온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BFO)의 지휘자인 이반 피셰르가 다뉴브강 참사로 희생된 이들의 유가족을 위로했다.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내한 공연에서 “비극적인 사고로 슬픔에 빠진 한국을 위해 노래하겠다”며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함께 기립해 장일남 작곡의 가곡 ‘기다리는 마음’을 우리말로 불렀다.
피셰르는 공연 전부터 이번 내한 공연이 다뉴브강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 공연이 될 것이라 밝혔다. 지난 8일 페이스북에 “부다페스트 시민과 헝가리 국민이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고에 깊은 슬픔을 느끼고 있다”며 공연에 유족을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 유족 초대는 성사되지 않았으나 기존에 준비한 레퍼토리 이전에 한국의 가곡을 부르며 안타까운 마음을 대신했다.
피셰르는 ‘기다리는 마음’이 끝나더라도 박수를 치지 말아 달라고 관객에 당부했다. 대신 곡이 끝난 후 1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정적을 이어가며 희생자를 애도했다.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기다리는 마음’을 부른 후 본 공연을 시작했다.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으로 시작해 조성진 피아니스트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협주했다. 이후 베토벤 ‘교향곡 7번’으로 이었다. 앙코르로 헝가리를 상징하는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1번’을 연주했다. 관객은 박수를 마다했던 피셰르와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에 더 큰 환호를 보냈다.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35년 전 피셰르가 설립했다. 새로운 시도를 마다하지 않는 혁신적인 운영으로 주목받는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공연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간을 찾아다니며 관객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하고있다. 이번 다뉴브강 참사 추모 공연도 이러한 운영방침에서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피셰르는 공연에 앞서 남긴 글에서 “우리는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희생자 분들에게 헝가리와 부다페스트 시민의 뜻을 모아 애도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며 “공연에 앞서 참담한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하며 조의를 표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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