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은 5일 기획재정부 출입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10조원 정도는 정부가 세율을 인상하지 않아도 조달할 수 있는 돈"이라고 밝혔다.
주장의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소득공제 등 비과세·감면제도를 줄여 조세탄성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탄성치는 세수입 증가율과 국민소득 성장률의 비율로 경제가 성장하는 것보다 세금이 더 걷히면 1보다 크고, 성장률과 세수입 증가율이 같으면 1.0으로 나타난다.
과거 탄성치는 1.15로 높았는데 현재는 1로 떨어진 상황이다. 조 원장은 "소득공제 등이 많아지면서 탄성치가 떨어졌는데 이를 정상화하면 탄성치가 1.15까지 높아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6000억원~1조원 정도 세수가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조 원장은 "연간 10조원 이상의 자금을 필요로 하는 복지사업을 하려면 증세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증세는 직접적으로 세목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올리는 것인데 국민들의 알레르기 반응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세연구원에서 발주해 서울대학교에서 실시한 사회복지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세금을 더 낼 경우 보편적 복지를 선호했다"며 "세금을 낸 만큼 수혜자가 되고 싶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선택적 복지를 선택하는 비율이 늘었고,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세금을 부담할 의사가 없다는 비율도 높았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고유가로 유류세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엔 "더 내릴 여유가 없을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 비해 에너지 가격이 높지도 않다"며 "서민들만 지원하는 방식의 바우처 등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