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히로인이었던 호세프…겹악재로 사면초가

연립정권 내부에서조차 파열음
  • 등록 2016-03-14 오후 3:00:26

    수정 2016-03-14 오후 3:00:26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점점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추락하는 경제, 부정부패 의혹 등 악재가 겹겹이 쌓였다. 밖에서는 수백만 명의 시위대가 물러나라며 압박을 가하고, 안으로는 믿었던 연립정권 내부에서조차 파열음이 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사면초가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출처:WSJ
브라질 언론은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전역에서 반(反) 정부 시위가 벌어졌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상파울루, 브라질리아, 리우데자네이루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 인파가 모여들었다.

특히 상파울로에서는 140만명이 시위에 참여한 것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300만명 이상이 시위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를 주도한 브라질자유운동(MBL) 같은 시민단체뿐 아니라 제1야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과 경제단체, 중산층이 대거 길 위로 나섰다. 이날 시위는 과거 군사독재정권 말기인 1984년에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며 벌어진 시위를 넘어서는 규모다.

호세프 정권에 대한 브라질 국민의 평가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숫자로, 그만큼 민심이 떠났다는 뜻이다.

호세프는 브라질 정계의 히로인이었다. 불가리아 출신 부모가 브라질로 이민 온 이후 기업가로 상당한 재산을 모았고, 그 아래에서 유복하게 자란 호세프 대통령은 2000년 정계에 발을 들여놨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활동하다 2003년 룰라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자원부 장관에 임명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노동자당 내에서 핵심 인물로 부상한 그녀는 2010년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고 두 차례 선거를 통해 브라질 최초로 여성대통령이 됐다. 취임 후 룰라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빈곤퇴치와 복지확대 등을 이어갔다.

호세프 정부가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은 2013년 공공요금을 인상하면서부터다. 이를 반대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일어나면서 정국이 불안해졌고 이후 원자재값 하락에 따른 브라질 경제의 추락과 잇따른 부패 스캔들은 반정부 시위대의 자양분이 됐다.

이날 시위대는 한목소리로 “호세프 물러가라” “룰라를 처벌하라”고 외쳤다. 호세프 정권의 무능한 경제정책 탓에 브라질 경제가 주저앉고 있는데다, 정권 전현직 수뇌부가 최대 국영기업 페트로브라스의 부패 스캔들의혹에 얽히면서 도덕성마저 땅에 떨어졌다는 비판이다. 얼마전 호세프 대통령의 정치적 후견인인 룰라 전 대통령마저 부패의혹을 받으며 치명상을 입었다.

최근에는 연립정권 내부에서조차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집권 노동자당과 함께 연립정권의 한 축을 맡고 있는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은 전날 열린 전당대회에서 앞으로 30일간 연방 정부 각료직을 맡지 않기로 했다. 상황을 봐서 발을 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만약 브라질민주운동당 마저 등을 돌린다면 호세프 대통령을 놓고 안팎의 탄핵요구는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호세프는 “탄핵당할 이유가 없다”며 자진해 물러날 뜻이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또 룰라 전 대통령도 2018년 대선 출마를 시사하며 국면전환을 노리고 있다.

그렇지만 난관을 돌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갈수록 악화하는 경제상황과 좀처럼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는 부패 추문 속에서 호세프 정권이 기댈 곳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반(反) 정부 시위대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외치며 길거리 위로 쏟아져나왔다. 출처:美ABC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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