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큰손' 떠오른 쌍용C&E, 계열사 설립·M&A 박차

폐기물 처리업 계열사 설립, 인수합병 나서
전국적인 '폐기물 사업망' 구축 의도
상반기 환경자원사업 영업이익만 500억원
시멘트 업계, 폐기물 사업 진출 빨라질 듯
  • 등록 2021-10-14 오후 1:36:10

    수정 2021-10-14 오후 1:39:30

홍사승 쌍용C&E 회장.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시멘트 업계 1위 쌍용C&E(003410)가 폐기물 처리업체를 연이어 인수하며 환경사업 ‘큰손’으로 떠올랐다. 올 초 폐기물 전담 계열사를 설립해 관련 사업에 뛰어든 회사는 하반기에도 인수합병(M&A)을 통한 계열사 설립에 나서며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C&E는 최근 경남 김해에 있는 폐기물 처리업체 태봉산업을 인수하고 계열사 ‘그린에코김해’로 편입했다.

회사는 지난 7월에도 사업 확대를 위해 지역 폐기물 처리업체를 인수하고 ‘그린에코넥서스’, ‘그린에코로직스’ 등 계열사를 세웠다. 지역에서 폐기물 수집이나 처리·가공, 물류 등을 영위하는 업체를 인수해 ‘폐기물 사업망’을 전국에 거쳐 구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는 1700억원을 들여 강원도 영월에 사업장 폐기물 매립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앞서 쌍용C&E는 지난 3월 폐기물 처리 전문 계열사인 ‘그린베인’(현 그린에코솔루션)을 자회사로 설립해 본격적으로 폐기물 처리사업에 뛰어들었다. 사내에서 자원순환사업팀장을 맡던 조광재 상무를 대표로 선임했다. 자본금은 30억원에서 네 차례 증자를 거쳐 최근 230억원까지 불어났다.

지난 6월에는 폐기물 수집·처리와 폐기물을 가공해 고형연료(SRF)로 공급하는 중견업체 ‘KC에코물류’를 인수하고 ‘그린에코사이클’로 사명을 변경해 그린에코솔루션의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그린에코솔루션이 폐기물 사업 중간 지주회사를 맡고, 나머지 업체를 지배하는 ‘수직계열화’를 시도하는 움직으로 파악된다. 한 폐기물 처리업체 대표는 “이미 쌍용C&E가 (업체) 6~7곳을 인수한 것으로 알고 있고, 지금도 (인수합병이) 진행 중”이라고 귀띔했다.

쌍용C&E 동해공장.
쌍용C&E의 이 같은 폐기물 처리사업 확대는 올 초 선포한 ‘종합환경기업’으로 변신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회사는 2025년까지 환경사업이 전체 회사 이익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업계 최초 ‘탈(脫)석탄’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 시멘트 공정에 필요한 연료인 유연탄을 폐플라스틱, 폐고무 등 순환자원으로 전량 대체하기로도 했다. 지난달에는 시멘트 업계 최초로 300억원 규모 녹색채권을 발행하고,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순환자원 처리확대 및 폐열발전 증설 설비 구축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미 회사가 폐기물 처리사업과 폐열회수발전 등을 포함한 환경사업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두각을 드러낸다. 올 상반기 쌍용C&E가 환경자원사업 부문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495억원으로,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44%를 차지한다. 핵심 사업인 시멘트 부문에서 거둔 영업이익 581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이처럼 업계 1위인 쌍용C&E가 폐기물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다른 업체들도 관련 투자나 M&A에 뛰어들지 관심이 쏠린다. 순환자원 사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폐플라스틱이나 폐고무 등을 수집하고 처리, 가공할 수 있는 역량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 업체를 인수하거나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일시멘트와 삼표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등 국내 주요 시멘트 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 초 정관 사업목표에 폐기물 처리 관련 업종을 대폭 추가하면서 진출할 채비는 마친 상태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럽 시멘트산업의 순환자원 연료 대체율은 40% 이상 수준인 반면, 국내는 20%대에 그치고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050 탄소중립’ 등 친환경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폐기물 수집·처리·가공 등 역량 확보를 위한 업계 투자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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