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카운트다운 중단부터 발사 취소까지…숨막혔던 25분

  • 등록 2012-11-29 오후 7:12:41

    수정 2012-11-29 오후 7:12:41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나로호 3차 발사 카운트다운이 중단된 29일 오후 3시43분 직후, 나로우주센터 통제동 사람들은 입안이 바짝바짝 마르는 긴장감 속에 25분을 보내야했다. 이번에야말로 나로호 발사 성공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무너져내린 순간이었다.

발사를 30분 앞둔 오후 3시30분, 나로호 기립장치 철수작업을 완료했다는 방송이 나왔다. 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는 소형 디지털카메라로 프리젠테이션 장면을 촬영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이다. 오후 3시36분에는 블라인드가 올라가며 윗쪽 다섯개, 아랫쪽 큰 화면 두 개와 작은 화변 5개로 분할된 모니터가 등장하자 관람석에선 낮은 탄성이 나왔다. 맨 위에는 날씨, 다른 화면은 나로호 상단과 전체 발사대 모습, 통제동 풍경, 어댑터 블록 부위, 케이블 등 각 부분별 상황을 비추고 있다. 30여대의 모니터가 세 줄로 늘어서있고 머리에 헤드폰을 낀 연구진이 세 줄로 앉아있다.

오후 3시42분, 이주호 장관이 신학용 교과위원장에게 무언가 귓속말을 속삭인다. 신 위원장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자세를 고쳐잡는다.

오후 3시43분, 나로호 카운트다운 시각이 갑작스레 멈췄다. 16분52초를 남겨두고 시계가 깜박인다. 내부에서는 “어?”하며 웅성대는 소리가 들린다. 사회자는 곧 상황이 파악될 것이라며 설명을 계속한다.

오후 3시45분, 모두가 침묵한다.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기 위해 몇몇이 밖으로 빠져나갔지만 특별한 보고는 없다. 통제실 내부 연구진 한 명이 일어나 다른 자리의 연구원과 이야기를 나눈다. 통제실 내부에서 한 연구원이 헤드폰을 벗고 밖으로 나간다.

오후 3시47분, 상단 상태점검 중 문제가 발견돼 카운트다운 정지 문제를 해결하고 카운트다운을 재개하겠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관람석 뒷편 조율래 교과부 2차관이 긴급 브리핑을 준비한다. 러시아 관계자는 상황을 몰라 주변을 두리번대고 있다. 음향상태 불량으로 내부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이주호 장관이 자리에 앉은채 몸을 돌려 뒷쪽 조 차관 브리핑을 지켜보고 있다.

오후 3시56분, 내빈 관계자를 두고 항우연 관계자가 통제동을 빠져나가고 있다. 발사지휘센터의 한 담당자는 “TVC(Thrust Vector Control)이라는 기술이 적용된 장치인데, 상단 자세제어추력제어기라고 부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로호가 1단 분리 후 상단(고체로켓)이 혼자 날아가게되는데 이때 상단의 자세를 제대로 잡아주는 기능을 하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신호이상이라고는 하지만 신호가 미약한 것인지 잘못된 신호가 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금 파악 중이라고 말한다.

오후 4시1분, 관람석 절반이 비었다. 하지만 가장 앞줄에 있는 VIP석은 모두 침착하게 동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알렉산더 사장이 피곤한 듯 목을 돌려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다. 오후 4시5분, 김승조 원장이 턱을 쓰다듬으며 안으로 들어와 이 장관에게 조용히 보고한다. 이야기를 들은 이 장관은 긴장 탓인지 다리를 겹쳐 앉으며 자리를 고친다.

오후 4시8분, 안내 방송에선 나로호 발사를 취소한다는 발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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