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정수 기준의 네이버 슈퍼컴퓨터가 실수(소수점) 계산까지 해야 한다면 국가 슈퍼컴 5호기(25.7페타플롭스)와 성능이 비슷합니다. 앞으로 구축되는 슈퍼컴 6호기는 이보다 약 20배 성능이 좋은 600페타플롭스급으로 구축해 인공지능, 감염병, 우주 관련 연구 발전을 도울 수 있습니다.”
이식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은 27일 슈퍼컴퓨터 6호기 도입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 8월 말 슈퍼컴 6호기 구축을 위한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내년부터 6년 동안 2929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슈퍼컴 인프라가 구축될 예정이다.
|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 전경. 노후화된 슈퍼컴 5호기를 대체해 6호기 도입 사업이 시작된다.(사진=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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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8년부터 국가슈퍼컴퓨팅센터로 지정돼 약 5년 주기로 슈퍼컴을 도입해 온 KISTI는 슈퍼컴 6호기 구축을 서둘러 이르면 내후년초 국내 연구자나 기업이 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실제 구축되는 시점 기준으로는 10위권 내 성능으로 국내 연구자들이 연구를 신청해 무료로 신청해 쓰고, 필요하다면 기업이나 연구자가 일정 비용을 내고 시간을 받아 쓸 수도 있다.
이번에 구축하는 슈퍼컴은 600페타플롭스급 성능을 갖췄다. 1페타플롭스는 산술적으로 초당 1000조번 연산을 할 수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은 1초에 100경번까지 연산할 수 있는 엑사급 슈퍼컴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예산 문제, 공간 문제, 슈퍼컴 구축의 복잡성 등에 따라 현 시점 기준 2위권 성능인 600페타플롭급 슈퍼컴을 구축할 예정이다.
| 슈퍼컴 6호기 사업 추진 경과.(자료=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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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 6호기 구축이 현실화되면 기존에 하기 어려웠던 반도체 신소재 규명, 인간 배아 발생 규명, 신소재 후보물질 발굴 등에 쓸 수 있다. 또 양자컴퓨터와 상호 보완개념으로 활용하면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과학적 난제 해결도 도울 수 있다. 국산 로켓 누리호 성공에 따라 앞으로 미래기술로 필요한 우주재진입 기술 시뮬레이션 연구 등에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특히 이번에 도입하는 슈퍼컴은 국가 슈퍼컴으로 민간 기업보다 성능이 우수하다. 국가 기초 과학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는 게 KISTI 연구진의 설명이다.
조민수 KISTI 부원장은 “국가슈퍼컴퓨팅 자원이기 때문에 거의 100% 무상지원을 하고 있다”며 “전기요금을 비롯해 최소한의 경비에 쓰기 위해 일부(10% 내외)만 신청을 받아 유상으로 제공해 왔으며 이러한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ISTI는 공개입찰로 슈퍼컴 6호기 구축 사업자를 선정하고, 슈퍼컴 5호기 ‘누리온’처럼 명칭 공모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식 본부장은 “인공지능 반도체 등 인공지능 분야에도 30% 수준의 자원을 할당하고, 각종 첨단 연구 분야에서 성과를 만들도록 돕겠다”며 “앞으로 슈퍼컴 6호기를 제대로 구축하고, 대규모·도전적 연구개발을 지원해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강국으로 발전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