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세계경제 지각변동!

  • 등록 2003-05-15 오후 5:21:58

    수정 2003-05-15 오후 5:21:58

[edaily 안근모기자] 기축통화 국가들의 통화전쟁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달러약세 현상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굳어가는 듯하고, 이에 각국들은 경쟁적인 금융확장 정책으로 대응하려는 듯합니다. 안근모 기자는 이라크전쟁으로 촉발된 국제 석유시장의 격변 가능성도 이러한 국제경제의 지각변동과 맞물려 있다고 주장합니다. 지구의 껍데기층인 지각(地殼)이 변동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많은 학자들이 다양한 학설을 내놓았지만, 대부분 공통적으로 `지구속 깊은 곳에서의 변화`를 들고 있다고 합니다. 통화전쟁을 통해 가시화되고 있는 국제경제의 지각변동 역시 미국 및 글로벌 경제내부의 누적된 모순이 임계점을 넘어 질적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촉발된 현상이라고 봅니다. 무역과 자본이동의 자유화는 이같은 모순을 누적시킨 원인이자, 새로운 지각변동을 이끄는 매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미국의 예를 들어 보죠. 현재 미국이 처한 어려움의 근본배경에는 90년대 이후 지속돼 온 `강한 달러` 정책이 있습니다. 강한 달러는 전세계의 자금을 미국으로, 특히 월스트리트로 끌어 들였으며, 이 덕에 미국 기업들은 싼 값으로 자금을 조달해 과잉투자에 나서고, 소비자들은 크게 증가한 소득과 구매력, 안정된 물가를 바탕으로 쇼핑을 즐겼습니다. 여타 국가의 기업들도 미국의 초과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과잉투자를 거듭했습니다. 끝이 없을 듯한 고성장 속의 저물가로 `경제학 교과서를 새로 써야 한다`던 신경제의 10년 호황은 그러나 다분히 경제학 교과서 대로 곤경으로 귀결됐습니다. 고평가된 통화가 낳은 과소비는 천문학적인 경상적자로 이어졌습니다. 동시에 미국 정부의 과소비는 대규모의 재정적자를 쌓았습니다. 비워지기 무섭게 미국의 금고를 채워줬던 해외의 금융 투자자들은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더 이상 지속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과소비의 원천이 됐던 강력한 미국 금융시장은 이제 성장의 발목을 잡게 됐고, 이에 맞선 확장적 통화,재정정책은 달러화 약세를 가속화시켰습니다. 과잉투자와 디플레이션에 허덕이는 미국 제조업체들은 이제 더 이상의 투자는 고사하고 해고와 긴축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집값 상승과 저금리로 연명하고 있는 미국 소비자들 역시 고용 불안속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미국 스노우 재무장관은 급기야 "약한 달러가 미국 기업에 득이된다"며 제2의 플라자합의를 꿈꾸게 됐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80년대와 달리 일본과 유럽경제도 미국만큼의 혹은 그 이상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데 있습니다. 합의가 불가능한 통화가치 재조정은 전쟁을 불가피하게 하며, 속성상 제로섬(zero-sum) 게임이 될 수 밖에 없는 근린 궁핍화(近隣 窮乏化) 경쟁은 결국 각국의 금융 팽창정책으로 귀결될 것이 자명해 보입니다. 미국과 일본에서 `인플레이션 타게팅` 및 `중앙은행의 국채매입` 등 획기적인 발권력 동원이 거론되는 것이나, 유럽에서 `금리인하`와 `물가안정 목표 상향`이 꾸준히 요구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합의까지는 불가능해 보인다 하더라도 동시에 달러화의 절하 역시 불가피해 보입니다. 최근의 글로벌 달러 약세 현상이 미국의 지속 불가능한 경상적자를 야기한 `강한 달러`의 반작용이라면, 결국 그 해법도 통화가치 절하를 통한 여타국과의 경상수지 조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간 미국의 경상적자 덕(?)에 부(富)를 쌓은 유럽과 일본, 아시아 국가들이 이제는 세계경제의 `유일축(?)`인 미국의 회생을 위해 십시일반해야 할 압력에 처한 것입니다. 이처럼 얼핏 모순돼 보이는 통화가치 절상과 금융팽창 정책조합은 현재의 환율전쟁이 결국은 미국의 승리로 끝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 것이 비(非)미국으로 하여금 미국의 누적된 부채를 일방적으로 떠안게만 할 것인지, 미국경제의 신속한 회복을 이끌어 만국호혜(萬國互惠)의 결과를 낳을 지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정상화될 이라크의 원유생산은 보다 안정적인 지각변동을 이끌 수 있는 모멘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고유가를 유지하려는 OPEC의 카르텔은 전세계적인 경제 지각변동에 큰 걸림돌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비난을 무릅쓰고 이라크 공격을 감행한 것이나, 이라크전쟁을 앞뒤로 `미국 주도의 OPEC 와해설`이 대두된 것이나, 최근 부시 대통령이 미국과 중동 국가들간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제안한 것 등은 일관된 목표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지금같은 고유가 체제에서는 어느 누구도 미국경제의 부채를 떠안으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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