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에 두손 든 美 손해보험사…신규판매 중단에 파산까지

캘리포니아서 산불 급증에 "보험금 지급액 감당 못해"
허리케인 수시로 덮친 루이지애나선 보험사 12곳 파산
"소비자, 앞으로 기후변화 관련 보험금 부담 커질 것"
  • 등록 2023-06-01 오후 3:29:30

    수정 2023-06-01 오후 3:29:30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기후위기가 보험업계까지 뒤흔들고 있다. 산불이나 허리케인 등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이 잦아지면서 보험금 지급액이 급증,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신규 가입을 중단하거나 파산을 신청하는 보험사가 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산불.(사진=AFP)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기반을 둔 손해보험 회사 ‘스테이트 팜’은 주택과 관련된 손해보험에 대해 신규 판매를 중단한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주택 손해보험은 스테이트 팜의 핵심 먹거리였지만,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산불이 늘어나며 보험금 지급액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근 몇 년 새 캘리포니아에선 가뭄과 이상고온 현상이 겹치면서 산불이 점점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화재는 7490건에 이르며, 산불 피해를 입은 건물은 876채로 집계됐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으로 보험 가입이 힘들어진 지역은 캘리포니아뿐이 아니다. 2005년 카트리나와 2020년 로라·델타·제타, 2021년 아이다 등 허리케인 피해를 겪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선 2021년 7월~2023년 2월에만 주택 손해보험 회사 12곳이 파산했다. 다른 보험사들도 상당수가 이 지역에서 주택 손해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이에 루이지애나주 주민 대부분은 주정부가 운영하는 손해보험공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지만, 연간 보험료가 4700달러(약 620만원)에 달해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보험 소비자들의 부담은 앞으로 점점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국가홍수보험프로그램(FEMA)은 현재 가입자들에게 연평균 888달러(약 117만원)를 받고 있는데 폭우·홍수가 빈번해지면서 손실이 확대하는 추세다. FEMA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최근 홍수 위험도를 반영하도록 보험료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뮬레이션 결과 연평균 보험료가 1808달러(약 239만원)로 두 배 이상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톰 코링엄 US샌디에이고 연구원은 “(기후변화 관련 보험을) 시장에 맡겨두면 보험사는 특정 분야에서 신규 보험 가입을 거부할 수 있다. 보험사 말고는 누가 최선의 결과를 누릴지 불투명하다”며 공공이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캐럴린 코스키 환경보호기금 부회장은 “(빈번한 기후재난으로) 정부의 보험 지원 효과가 무너지는 시점에 와 있다”며 재난 취약 지역에 건축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 등으로 보험금 지급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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