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코리아’ 온다…디지털·교육 기반 국가 대전환 필요”

성경륭 민주당 미래국가전략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인구 감소 본격화한 日 못지 않게 韓도 정점 달해
경제·사회시스템 새로 짜야, 5가지 핵심비전 제시
교육혁신 우선, 문화·디지털로 경제 성장 이끌어야
  • 등록 2022-02-21 오후 3:09:05

    수정 2022-02-21 오후 3:09:05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대한민국도 일본처럼 ‘피크 코리아’(Peak korea·마지막 정점을 찍은 한국)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5가지 비전을 통해 국가 전반의 대전환을 꾀해야 한다.”

21일 서울 서초동 인근 사무실에서 만난 성경륭(사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미래국가전략위원회 위원장(한림대 명예교수)은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 속도가 일본보다도 더 빨라지고 있는 상태인데, 이 상황에선 국가의 모든 게 무너질 수 있다. 국가 전체 역량을 다시 키워야 할 시기”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성 위원장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을 거쳐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제7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을 역임한 학자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인문학 및 사회과학 분야 출연연을 지원하는 국무총리실 산하 공공기관이다. 성 위원장은 최근엔 안민석 의원과 함께 민주당 선대위내 민간 씽크탱크 중 하나인 미래국가전략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그는 최근 한국의 사정이 일본 못지 않게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 위원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인구가 감소세로 전환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과 우리나라 정도인데, 향후 몇년 후면 일본보다 우리나라가 더 심한 문제를 겪을 것으로 본다”며 “하강기 국면에 코로나19라는 외부 악조건까지 겹치면서 내우외환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집단은 영세 소상공인, 노인 등 같은 사회 약자층이라는 게 성 위원장의 진단이다. 그는 “현재도 연금 시스템이 있음에도 현재 노인층의 약 43%가 빈곤함을 느끼고 있고, 산업기반이 약한 지방의 지자체 230여곳 중 100여곳이 힘든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의 사정이 이처럼 위험한데 역대 정부들은 이런 문제를 중요하게 인식하지 못했고, 대응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성 위원장은 이같은 ‘피크 코리아’ 국면에서 정부가 국가의 종합적인 역량을 키우기 위해 경제 및 사회시스템을 새로 짜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와 관련된 교육, 복지, 고용, 의료, 주택 등이 다 문제”라며 “불평등 정도도 높고 청년층의 실질적인 실업률도 23~25%나 될 정도로 높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는 선진국대비 부족한 교육투자를 더 늘리고 정책적으론 포용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다만 혁신 없는 복지는 오래 버틸 수없는 만큼, 디지털 기술 기반의 혁신과 복지를 함께 끌고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 위원장은 ‘대한민국 대전환’을 위해 △창의적 인재국가 △경제·문화강국 △생태적(그린) 포용국가 △선견지명의 미래국가 △글로벌 플랫폼 국가와 세계 공헌 국가 등의 5가지 핵심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무엇보다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며 “교육을 통해 국민들의 우수성을 높여 혁신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 “문화적 경쟁력을 기반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고, 세계적인 신뢰감을 높여가야 한다”며 “최근 ‘오징어게임’, ‘방탄소년단’ 등 우리 콘텐츠 강점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것을 보면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에너지·기후변화 분야에서도 보다 선제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성 위원장은 “에너지와 기후 및 환경 분야에서도 포용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자연의 한계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가자는 비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선견지명의 미래국가 비전은 디지털 기술이 핵심이다. 성 위원장은 “실시간 데이터를 대거 모으면 이를 통해 정교한 통계 분석을 통해 미래 예측을 비교적 정확하게 할 수 있다”며 “국가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데이터를 모으고 국가상 위험을 미리 찾아 예방해야 하고, 이를 위한 인재 양성에도 나서야 세계를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우리나라와 세계를 연결시키는 글로벌 산업·교육·바이오·그린·기술 플랫폼도 구축해야 한다”며 “지역적으로는 우선 우리와 교류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와 중동를 염두에 두고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에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건강 상태를 실시간 체크하는 플랫폼을 구축,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며 “전력 계통에서도 수많은 전력 공기업이 가진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에 우리의 그린 스마트 시티 플랫폼으로 다가서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 위원장은 향후 이 5가지 비전을 다듬어 민주당 선대위 측에 제시할 계획이다. 그는 “학자적인 관점에서 차기 정부에 필요한 비전들이라는 생각에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심층적으로 논의를 해나가려고 한다”며 “무엇보다 대한민국 대전환의 기반엔 디지털 기술과 함께 교육의 혁신이 필요하다. 이를 바꾸지 않고선 우리에겐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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