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고 마시자" 파티클럽 대성황

고학력 전문직 중심 확산…강남,홍대앞 흥청
파티전문 200여 업체 호황, 온라인 멤버쉽도
  • 등록 2003-12-12 오후 10:07:08

    수정 2003-12-12 오후 10:07:08

[조선일보 제공] 토요일 오후 8시 강남구 청담동의 한 작은 바(BAR). 붉은 조명 아래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20대 남녀 40여명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한 손에 와인을 들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2명의 미국 유학생이 주최한 와인파티다. 검은 정장에 핑크색 스카프, 진주목걸이로 화려하게 차려입은 임모(여·29)씨는 “내일은 절친한 언니의 ‘베이비샤워’(임신이나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는 파티)에 다녀올 계획”이라며 “요즘은 파티가 많아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차 안에 정장 한 벌과 춤추기 편한 레깅스(신축성 있는 바지), 각종 분장도구를 담은 옷가방 세 개를 갖고 다닌다. 디너파티, 댄스파티, 분장파티 등 가지각색 파티의 까다로운 ‘드레스 코드’(복장 규정) 때문이다. 임씨는 “1년 전 처음으로 ‘유람선’ 파티에 갔을 때 그 낭만적이고 화려한 분위기, 또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깔끔한 매너에 푹 빠져 버렸다”며 “이젠 주말의 일과가 파티에 참석하는 일이 될 정도니 아무래도 중독이지 싶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요즘 파티 중이다. 2~3년 전부터 고학력, 전문직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확산된 파티가 요즘 서울 강남이나 홍익대 근처의 호텔과 바에서 매일같이 열리고 있다. 규모도 30여명의 작은 파티부터 1000여명씩 참가하는 대규모 파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파티 종류 또한 ‘베이비샤워’에서부터 개인이 주최하는 ‘페어웰파티’(송별회), 파티업체의 ‘테마파티’ 등 각양각색이다. 파티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200여개에 달하고, 참가 비용은 규모와 장소에 따라 3만~10만원 정도. 파티업체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보통 10만~40만원의 연회비를 낸다. 그렇다 보니 파티만 쫓아다니는 파티족, 이른바 ‘파티홀릭(Partyholic)’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여러 개의 사교모임에 가입해 매주 크고 작은 파티를 즐기면서 각 모임에 대한 품평을 하고, 마음 맞는 사람끼리 직접 파티를 주최하기도 한다. 대학원생 김모(여·25)씨는 지난주에만 무려 세 번의 파티에 참석했다. 한 사교클럽에는 유료 정회원으로, 교내와 온라인상의 파티 동호회에는 일반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그녀는 “유료 클럽의 연회비와 참가비 등이 적잖이 부담되지만 수준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니 괜찮다”고 말했다. 12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파티 스케줄이 빽빽하게 적힌 수첩을 가지고 다니는 윤모(31·연구원)씨도 “처음에는 직장 사람들만 만나는 것이 따분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려고 시작했던 파티가 이제는 근무 중에도 파티 생각밖에 안 날 만큼 내 생활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파티전문 벤처업체 ‘클럽프렌즈’의 임정선 이사는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파티에 참가하는 고객 수는 계속 늘고 있어 월 파티 참석자 수는 지난 2000년 200여명에서 올해 800명을 넘어섰다”며 “연 매출액도 3년 전 1억원 정도에서 올해 11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파티즌, 파랑, 이노스클럽, TLC파티 등 200여개에 달하는 후속 주자들이 파티 산업에 달려들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러한 파티 열풍과 파티족에 대해 취업준비생 권모씨는 “청년실업이 극에 달하고 불황의 늪에 빠져 있는 이때 꼭 그렇게 고급인 척 놀아야겠느냐”며 얼굴을 찡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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