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입원환자 식대는 종합병원 기준 4,980원이다. 치솟는 인건비와 식재료비를 감안하면 고품질 식단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병원계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병원계는 건강보험재정을 이유로 단기에 식대 현실화가 어렵다면 일반식과 치료식, 선택식으로 구분된 식사 방식과 함께 ‘선택 반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택 반찬’제도는 일반식을 선택한 환자가 고기 볶음이나 생선구이와 같은 주찬을 추가하고 추가 선택한 반찬 가격에 대해서만 환자가 지불하는 시스템이다. 환자의 취향에 따라 불고기 볶음이나 생선구이 같은 주찬을 따로 주문하고 환자는 추가 선택한 반찬에 대해서 2,000원정도만 부담하면 환자 눈높이에 맞는 식단을 완성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건강보험에서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으나 환자 부담은 덜고, 환자식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 병원이 환자들의 식사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돼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병실 냉장고에는 입원 중인 환자들의 이름이 적힌 반찬통들로 빼곡하다. 일부 환자는 점심시간에 외출해 삼계탕이나 추어탕 같은 보양식을 섭취하기도 한다. 병원은 환자들의 식사에 대한 불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를 암묵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06년 입원환자 보장성 강화의 일환으로 ‘입원환자 식대보험급여’를 시행했다. 입원환자 식대를 보험급여화해 환자 부담을 경감시키고 식단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제도가 시행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입원환자 식대 현실화와 관련된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복지부는 식대 급여화 이후 단 한차례의 식대 수가 인상 없이 유지하다가 병원계의 불만이 높아지자 사업 시행 8년만인 지난 ‘14년 한차례 식대 수가를 인상했다. 이후 ‘17년부터 ‘자동조정기전’제도를 마련해 해마다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 변동률을 식대에 자동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23년도 건강보험 환자 식대는 ‘21년도 소비자물가지수 변동률(2.4%)를 반영해 종합병원 기준 4,980원으로 책정됐다. ‘06년도 식대가 3,390원임을 감안하면 지난 17년간 1년에 93원씩 인상한데 그쳐 여전히 병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병원들은 비현실적인 식대 수가로 인해 고품질 식사를 제공 할수록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일반식과 달리 선택식은 환자가 전액 부담하고 식사를 주문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전체 입원환자 중 15%가 선택식으로 식사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식 메뉴는 비빔밥, 육개장, 도가니탕 등의 한식류와 돈가츠, 스파게티 등의 양식류가 있으며 가격은 9천원부터 3~4만원대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선택식은 100% 본인 부담이기 때문에 장기간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경제적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환자 부담이 높은 선택식 대신 입원환자가 일반식을 선택한 후 메인 반찬 한 두가지를 추가하고, 별도로 주문한 반찬에 대해서 본인 부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야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