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4기 이수호체제 공식출범

노사정 평등관계 강조.."언제든 대화 나설 것"
  • 등록 2004-02-03 오후 7:09:56

    수정 2004-02-03 오후 7:09:56

[edaily 이진철기자] 민주노총 위원장 이취임식 및 제4기 출범식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민회관에서 전현직 지도부 및 조합원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민주노총의 위원장 이취임식에 전현직 위원장이 모두 참석한 것은 지난 95년 출범후 처음이다.
이수호 신임 위원장<사진>은 취임사를 통해 "신자유주의 칼날에 내몰리고 있는 노동자들의 결정과 요구의 짐을 기꺼이 지겠다"며 "정부와 대등한 관계에서 대안을 가지고 노동자 목소리를 대변해 싸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사용자들도 노동자를 적대적 탄압의 대상이 아닌 대등한 관계를 유지한다면 언제든지 대화와 교섭에 나설 것"이라며 "그러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더 큰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합원들도 이제 자신을 돌아보고 버릴 것을 과감히 버리자"며 "냉혹한 정세속에서 스스로 변화하고 거듭나면서 더 크게 단결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전임 단병호 위원장은 이임사를 통해 "오늘은 개인적으로 3기 이임식이 아니라 지난 17여년간의 노동운동의 소임을 마무리 하는 자리"라며 "그간 평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지만 70만 조합원들의 따뜻한 격려와 질책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단 위원장은 "노동운동은 사회변혁을 이끌어야 한다"며 "노동자들이 땀흘려 일한 댓가를 향유할 수 있도록 4기 집행부들이 차별과 억압의 벽을 넘어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4기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수호 위원장을 비롯해 강승규 수석부위원장, 김지예, 이혜선 여성 부위원장, 오길성 부위원장, 이석행 사무총장 체제로 구성됐다. ◇이수호 위원장 취임사 전문 우리 노동자들의 삶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노동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 세계적으로 가장 고용이 유연한 나라로 되어가고 있습니다. 정규직에도 구조조정의 칼바람은 결코 예외가 아닙니다. 최근에도 외환카드 정리해고 통보에서 보듯이 경제침체와 잘못된 경제정책의 피해를 우리 노동자들이 고스란이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농민은 WTO농업개방정책에 따라 농업파탄위기에 처해있고 50만에 육박하는 청년실업자들은 한국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폭등한 주택가격과 봉급을 뛰어넘는 사교육비는 중산층의 꿈마저 접게 만들고 있습니다. 신용불량자가 350만명을 넘어서고 있고 생활고를 비관하여 어머니가 어린 자식들을 끌어안고 아파트옥상에서 뛰어내리는 차마 생각하기조차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반 민중의 생활은 날로 어려워지는데 이를 바로잡고 전망을 제시해야할 정치권은 차떼기로 검은 돈을 받으면서 자기 배 채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지금 정부와 보수 언론, 기득권세력은 민주노총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훈계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의 방향은 민주노총 조합원의 손으로 자주적으고 민주적으로 결정합니다. 지금까지의 신자유주의적 노동정책은 실패한 정책임을 고백하고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합니다. 지금 정부는 민주노총이 대화를 거부한다고 하면서 실무단위에서부터 치밀한 준비도 없이 단지 전시행정용의 대화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지금 정부가 내놓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하자는 방안이라는 것도 실제 실업자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다분히 총선용 이벤트로 기획되어있습니다. 정부의 실업 정책은 ´관료를 위한 관료에 의한 관료의 실업정책´일 뿐입니다. 정작 실업자는 빠져있고 당장 미봉책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실업자들의 고통을 해결할 수는 방안들을 그럴 듯 하게 포장해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더불어 대기업들은 임금동결 등 전혀 실업문제의 해결과는 상관없는 자기이해관계를 가지고 정략적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노사정위원회에서 다루어서 합의하자고 한다면 우리는 단호히 거부할 것입니다. 그것은 실업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민주노총을 들러리로 만드는 일로 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구속, 수배, 해고노동자들의 사면복권과 원상회복을 조속히 실현해야합니다. 더불어 노동자들의 정치참여의 제도적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동시에 그동안 민주노총을 배제한 속에서 추진해왔던 노사관계 개편에 관한 반개혁적 노동정책들을 전면 폐기하고 새로운 틀을 짜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일들을 협의하기 위해 우리는 모든 영역에서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만나 협의할 것입니다. 만약 정부가 그런 진지한 자세로 대화에 임한다면 우리는 최선을 다해 책임있는 자세로 함께 고민하면서 새로운 노사관계의 수립을 위해 정부와 같이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는 사측과도 성실한 대화를 하고자 합니다. 진정 제대로 된 노사관계가 되고자한다면 상호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인데 우리가 아무리 바뀌더라도 상대가 그대로이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지금의 손배가압류 등 모든 노조탄압행위에 대해 즉각 철회하고 새로운 노사관계의 수립에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양식을 가질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 기업들이 해외로 자본을 빼돌리고 저임금을 찾아 동남아로 진출하는 것은 우리 공동체를 파괴하는 일입니다. 더구나 해외에 나가서까지 천민자본주의적 기업의식을 못버리고 부당노동행위를 예사로 자행해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과 우수한 품질로 시장경제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에 차떼기로 현금다발을 갖다받치면서 편법으로 기업을 키우는 행위는 바로 한국경제를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이제 관성화된 적대적 노조관을 버리고 대화의 장에서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해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그것이 한국경제를 살리고 우리 민족공동체가 한단계 발전하여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하는 기본 전제가 된다고 확신합니다. 변화의 핵심은 민주성 자주성에 기반한, 책임지는 지도력입니다. 이런 변화된 힘으로 첫째 천오백만 계급단결의 토대를 만들어 내어야 합니다. 둘째 조합원이 자기 일상 속에 민주노총을 느끼도록 해야합니다. 셋째 신자유주의의 미친 광풍을 잠재우고 새로운 세상의 전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넷째 산업정책을 제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민주노총이 도덕적으로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가장 신뢰받는 조직으로 자리잡도록 해야합니다. 그래서 온 국민들이 민주노총 조합원하면 깨끗하고 현장을 아는 경제, 사회 전문가들, 그리고 이 사회의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가는 책임지는 일꾼들이라는 확신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2004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이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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