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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회사 가운데 신한·KB·하나금융은 은행장을 기타비상무이사(비상임이사)로 임명해 지주 이사회에 참석시키고 있다. 지주 경영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회장 유고 시 회장 대행을 맡으라는 취지다. 기타비상무이사로 두는 것은 지주와 은행이 법인이 달라 은행장이 지주 사내이사가 될 수 없어서다.
실제로 이 위치에 올랐던 경험을 한 이들 가운데 지주회장을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은행장 시절 각각 지주 기타비상무이사와 사내이사를 거쳤다. 김 회장은 당시 지주 부회장을 겸임해 사내이사가 가능했다. 반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경우 우리은행이 지주 역할을 하던 이광구 행장 시절(2015~2017년) 예금보험공사에만 비상임 이사직이 있어 이사회 경험을 하지 못했다. KB금융은 윤종규 회장이 국민은행장에 취임하기 전인 2014년까지 이사회에 행장을 두지 않았다.
하나금융은 내년 1월 말쯤 차기 회장에 대한 롱리스트(후보군)를 꾸리고 숏리스트(최종후보군)를 추려 2월 말 최종 후보를 내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행장 및 지주 부회장 경력과 지주 이사회 경험 등을 놓고 볼 때 함 부회장이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DLF(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관련 행정소송, 채용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점은 넘어야 할 산이다.
KB금융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허인 국민은행장의 향후 거취도 관심 대상이다. KB금융은 내년 3월 주총에서 관례에 따라 이재근 국민은행장 내정자를 지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전망이다. KB금융이 사내이사 자리를 추가해 허 행장(내년 부회장)을 앉히면 2023년 말 임기가 끝나는 윤종규 회장 후임으로 허 행장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벌써 나온다. 허 행장이 이사회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현재까진 ‘포스트 윤종규’로 허 행장이 가장 유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내부 경쟁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