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SH공사 사장 취임 "도시재생사업 이끌겠다"

  • 등록 2014-11-10 오후 3:31:43

    수정 2014-11-10 오후 3:31:43

△신임 변창흠 SH공사 사장이 10일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본사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SH공사]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변창흠(49)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가 10일 서울시 SH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신임 변창흠 사장은 능인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또 서울대 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 석사와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부터 SH공사 선임연구원으로 일했고 서울연구원 도시경영부 부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 지난 2월부터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을 맡아 왔다.

변 사장은 취임사에서 “SH공사가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고 관리하는데 머물러서는 안된다”며 “공사를 서울시 주거복지의 실행모델 개척자이자 전담기관으로 육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변 사장은 또 SH공사를 통해 박원순 시장이 중점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의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도시재생사업은 기존 재정비사업을 이름만 바꾸는 것이 아니다”라며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을 서울 전역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만큼 SH공사를 전문적인 도시재생지원기관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취임사 전문이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공사의 임직원 여러분

저는 오늘 박원순 서울특별시장님으로부터 제13대 SH공사 사장 임명장을 받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대학교수인 저를 1000명이 넘는 임직원과 약 9조원에 이르는 예산을 가진 SH공사의 경영책임자로 임명한 것은 SH공사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을 부여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이 기관의 책임자를 자청한 이유도 SH공사가 이제는 새로운 여건에 맞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절박함과 공사를 잘 알고 있는 제가 직접 우리 공사의 발전에 기여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SH공사는 저의 첫 직장이기도 하지만, 제가 그동안 도시행정과 주택분야에서 연구 활동이나 자문활동을 하면서 성과와 한계를 꾸준히 지켜봐왔던 기관입니다. 그러기에 저는 누구보다도 공사의 임직원과 함께 호흡하면서 발전방향과 전략을 함께 도출하고 실천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현재 우리 공사가 처한 상황은 제가 입사했던 1996년보다도 더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는 신규 택지개발사업이 고갈되어 신사업영역을 개척해야 했고, 곧이어 IMF 경제위기를 맞이하여 주택미분양을 막기 위해 공사가 혼신을 다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택지개발과 주택공급에 대한 엄청난 수요가 있었고, 건설경기를 통해서라도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기에 우리가 할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여건이 변했습니다. 서울시의 주택보급률도 100%에 가까워져 주택의 절대부족 문제는 대부분 해소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부동산 상황을 보면, 주택공급만으로는 서민들의 주거안정이 보장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우스 푸어와 렌트푸어의 급증으로 주거불안정 문제가 쉽게 해소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성장 시대를 맞이하여 나대지를 개발하더라도 순이익이 거의 발생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서울전역에 걸쳐 지정되었던 각종 정비사업은 서울시가 뉴타운사업, 재정비사업의 출구전략을 마련하여 관리하고 있지만, 아직 진로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정부는 도시재생특별법을 제정하여 도시재생 선도사업을 추진 중이고, 주거급여는 내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될 예정입니다. 국민주택기금이 주택도시기금으로 개편되어 도시재생사업에도 융자뿐만 아니라 출자와 투자가 가능해지게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임직원 여러분!

새로운 여건 변화는 우리에게 엄청난 위기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공사가 새롭게 발전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이기도 합니다. 민선 6기 서울시는 SH공사를 주거복지 전담기관이자, 도시재생전문기관으로 명시하였습니다. 이제 우리 공사의 운명은 저와 임직원 여러분들이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이제 저는 SH공사의 새로운 책임자로서 우리 공사가 가장 역점을 두어 추진해야 다음의 여섯 가지 과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제게 주어진 임기 동안 제 인생을 거는 각오로 모든 지식과 네트워크를 총동원하여 이 비전을 실현시킬 것입니다.

첫째, 공사의 재무안정성을 제고하여 지속가능한 공기업이 되도록 기반을 구축하겠습니다.

SH공사는 2011년 10월 13조 5789억원에 이르렀던 채무를 금년말 7조원 이하로 감축하는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이종수 전 사장님을 비롯하여 공사의 임직원 여러분분들의 헌신적인 노고가 없이는 불가능한 결과일 것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채무감축 자체가 공사의 유일한 경영목표가 될 수는 없습니다. 안전행정부가 공사채 발행 기준으로 설정한 부채비율은 채무뿐만 아니라 부채마저도 관리대상이 되어야 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적은 비용을 투자하면서도 서울시민들의 주거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재원조달방안과 사업추진모델을 발굴해야 합니다. 주택도시기금으로 법적 위상과 성격이 바뀌는 국민주택기금을 확보하는 방안, 중앙정부 각 부처의 각종 복지사업자금을 활용하는 방안, 리츠 등 민간자본 확보방안, 민간기업의 후원과 기여를 활용하는 방안 등 모든 대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둘째, SH공사를 서울시 주거복지의 실행모델 개척자이자 전담기관으로 육성하겠습니다.

주거복지사업은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고 관리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주거복지사업은 단지를 넘어 지역을 단위로 공공임대주택, 주거급여, 주택의 개량과 리모델링 지원이라는 다양한 주거복지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일자리 창출, 사회적 서비스 공급, 공동체 활성화 등 다양한 지역단위 서비스가 종합적으로 제공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주체는 우리 SH공사가 되어야 합니다. 이제 우리 공사의 지역단위 통합관리센터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통합관리센터는 공사의 공공임대주택뿐만 해당 지역의 주거안정과 복지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주거복지의 현장경영” 본부입니다. 공사의 핵심인력들이 이 센터에 파견되어 창의적인 지역단위 주거복지모델을 창출해야 합니다.

셋째, SH공사를 새로운 도시재생사업의 성공모델 창조자이자 전문적인 도시재생지원기관으로 육성하겠습니다.

도시재생사업은 기존의 재정비사업을 이름만 바꾸는 사업이 아닙니다. 중앙정부가 도시재생특별법에 의거하여 추진하는 도시재생 선도사업을 서울시 전역에 그대로 적용할 수도 없습니다.

SH공사는 중앙정부나 서울시, 다른 어떤 주체보다도 서울시의 도시재생사업를 잘 해낼 수 있습니다. 우리만의 인력, 자금, 정보, 신용을 활용하여 “SH공사형 도시재생모델”을 만들고, 서울시형 도시재생사업으로, 마침내 전국적인 도시재생사업이 표준모델로 확산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전문인력을 총동원하고 중앙정부와 국회, 서울시, 서울시의회의 지원과 협조를 이끌어낼 것입니다.

넷째, 하자 제로를 목표로 공사의 제품과 서비스가 최고의 품질이 되도록 경영하겠습니다.

좋은 품질이 신뢰를 낳습니다. 공공이 만들면, 우리공사가 만들면 믿을 수 있다는 시민들의 평가가 나오도록 계획, 설계, 시공, 준공에 이르기까지 흠결없는 품질 경영을 실현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품질혁신과 하자 저감 목표를 설정하고 서울특별시장님과 협약을 맺고 시민들에게 그 결과를 공개하겠습니다.

다섯째, 도시개발과 주거복지에서 최고의 전문기관으로 자존심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직의 역량을 키우겠습니다.

그동안 주어진 개발사업을 성실히 수행하는 데 만족했던 기업문화를 바꾸어 새롭게 생각하고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한 현실을 전직원이 공감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우리 공사가 수행해야 할 사업들은 기존의 매뉴얼과 관행에 따라 추진할 수 없는 일들입니다. 종전처럼 서울시 해당 부서가 일일이 지시할 수도 없습니다. 서울시도 처음으로 해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공사가 우리 앞에 놓인 산적한 과제를 주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핵심역량을 키워내야 합니다. 최고의 전문가들을 모셔와야 합니다. 그리고 임직원 한분 한분이 모두 각 분야별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공사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교육 훈련 기능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것입니다. 경력관리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임직원 모두를 도시개발과 주거복지, 주거재생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대접받도록 육성하는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여섯째, 우리 공사를 내부적으로, 그리고 외부적으로 모두 열린 공기업으로 만들겠습니다.

우리 공사의 새로운 위상 정립을 위한 저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노동조합의 협력과 참여는 너무나 중요합니다. 오늘날까지 우리 공사의 발전과 성과를 이끌어내는 데는 이선호 노동조합 위원장님를 비롯한 노동조합원 여러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공사가 자신있는 행보를 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집안이 화목해야 가장이 자신감이 있듯이 노동조합과 경영진이 한목소리를 낼 때 우리 공사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공사는 대외적으로 열린 경영과 시민 참여형 사업모델을 통해 시민이 주인이 되는 공기업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주력사업이자 신성장동력으로 설정한 주거복지와 도시재생사업은 시민들의 참여와 협력 없이는 불가능한 영역들입니다.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각종 시민기업들이 주거안정과 일자리 창출, 소상공인 육성을 위해 새로운 협력형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확산하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임직원 여러분!

2014년 한 해의 경영을 결산하는 시점에 취임하게 되어 산적한 과제를 짧은 시간에 처리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되었습니다. 국회국정감사에 이어서,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2015년도 예산편성과 사업계획 수립, 조직개편안 확정, 기타 공기업혁신과제 수행 등 많은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임직원 여러분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함께 만들어내야 하는 중요한 과제들입니다.

저는 SH공사의 신임 사장으로서 SH공사가 주거복지 분야, 도시재생 분야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전문성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가장 존경받고 신뢰받는 기업으로 인정받도록 만드는 데 저의 역량을 쏟아 붓겠습니다.

우리는 잘 할 수 있고, 새롭게 할 수 있습니다. 제겐 그동안 각종 활동을 하면서 구축해 온 수많은 인적인 네트워크가 있고 자발적으로 지혜와 자원을 기꺼이 내어줄 든든한 전문가 그룹들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에겐 지난 25년간 서울의 도시를 개발하고 주택을 건설하면서 축적된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성과 경륜이 있습니다. 이제 저와 여러분들이 같은 곳을 향해 함께 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다시 한번 오늘 저의 취임을 축하해주시고 무거운 소명감을 안고 친정을 찾아온 OB출신 첫 사장을 따뜻하게 맞아주신 SH공사 전임직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함께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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