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장수 재임 총리 '아베', 총격에 죽음 맞은 '비운의 총리'

2020년 퇴임 전까지 8년9개월 집권
위안부 합의 추진 등에 韓관계 악화하기도
  • 등록 2022-07-08 오후 8:30:13

    수정 2022-07-08 오후 8:46:47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아베 신조 전 총리가 8일 참의원 선거 유세활동 도중 총격을 당해 끝내 사망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일본의 제90대 및 96~98대 총리를 지내며 일본 역사에서 가장 긴 8년 9개월의 최장수 재임 기록을 세웠다. 지금도 여당인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 수장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해왔지만 갑작스런 피격으로 67세의 나이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가 사망했다. 향년 67세. (사진= AFP)
아베 전 총리는 두 차례에 걸쳐 총 8년 9개월 동안 최장기 집권한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다. 건강상 이유로 2020년 물러났지만 그 이후에도 정부 인사권을 간섭하는 등 자민당 ‘상왕’ 노릇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후임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를 만드는 데 막후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가 다시 총리직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최근 제기됐다.

1954년생인 아베는 여타 일본 정치인처럼 유력 정치인 가문 출신이다.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는 A급 전범으로 구속수사를 받은 인물이다. 아버지 아베 신타로도 외무상을 지냈다. 도쿄 세이케이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아베는 고베 제강소에서 잠시 근무했으나 1982년 부친의 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1993년 야마구치현 중의원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집권기 시절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 자리에까지 올랐다. 2006년 9월 실시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53세의 나이에 태평양전쟁 이후 최연소 총리로 주목받으며 총리 자리에 올랐다. 당시 아베 내각은 1년 만에 끝났지만 2012년 12월 다시 총리 자리에 올라 2020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로 사임할 때까지 7년 9개월 연속 재임했다.

아베가 일본의 우경화를 추구한 만큼, 재임 시절 한국과의 갈등은 심화했다. 2차 집권 기간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서 한국의 강한 반발을 샀다. 아베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협상을 타결해 당시 박근혜 정부와의 관계가 크게 틀어졌다. 이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한일 갈등의 불씨로 평가된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아베의 위안부 합의 수용을 거부하면서 한일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2019년 아베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했고 이에 한국에서는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얼어나기도 했다.

아베는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개헌을 과업으로 삼았으나 재임 기간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경제적으로는 잃어버린 20년을 되찾겠다는 의미에서 공격적인 양적완화와 정부지출 등 ‘아베노믹스’ 전략을 추구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때 국민 지지 76%를 얻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하고 오히려 재정 부담을 확대시켰다는 비판도 나온다.

아베 총리는 1987년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의 주선으로 모리나가제과의 마츠자키 아키오 사장의 딸 마츠자키 유키에와 결혼했다. 두 사람 슬하에 자녀는 없다.

아베는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를 하던 도중 총격을 맞아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병원으로 이송되는 중에 이미 심폐정지 상태에 빠졌다. 병원측은 치료 끝에 아베 전 총리가 8일 오후 5시3분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인은 총상으로 인한 심혈사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8일 오전 11시30분께 나라시 역 근처에서 거리 연설을 하던 도중, 등 뒤에서 총을 맞아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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